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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는 희랍철학 명강의/고 박홍규교수 생전 강의 등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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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는 희랍철학 명강의/고 박홍규교수 생전 강의 등 녹음

입력
199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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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필사 전집으로 내달출간 「국내 희랍철학연구의 거목」으로 알려졌으나 한 권의 저서를 남기지 않은 채 지난해 75세로 사망한 박홍규 전서울대교수의 철학사상이 제자들에 의해 책으로 정리됐다. 그의 타계 1주기를 맞아 서울대 철학과 김남두교수등 제자들이 생전의 강의를 녹음한 60분짜리 테이프 93개를 필사해 정리한 「형이상학강의」(민음사간·전5권)가 4월초 출간될 예정이다.

 그는 50여년의 연구를 통해 「구체성과 총체성의 철학」이라는 독자적 체계를 세운 철학자로 평가된다. 모든 존재와 사물은 원자료를 출발점으로 해 총체적 시각으로 탐구해야 한다는 독특한 철학방법론이다. 

 라틴어·그리스어 강독을 고집했으며 심리학등 인접학문에 폭넓은 관심을 보였던 그는 「자신의 언어」로 철학을 연구한 드문 학자로 통하고 있다. 특히 국내 학계풍토에서 보기 드물게 「은자적 학문태도」를 고수했다.

 1943년 일본 와세다(조도전)대를 졸업하고 1946년부터 서울대 철학과교수로 재직한 그는 84년 정년퇴임 때까지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철학계에서 중견·소장학자로 활동중인 교수만 30명이 넘는다. 

 그러나 혼자서 사색하기를 좋아했던 그는 논문만 6편을 남겼다. 이번에 출간될 「형이상학강의」는 원고지 1천2백여매분량으로 6시간씩 진행됐던 대학원 제자들과의 대화식 강의와 고별강연을 녹음한 것이다. 제자들은 그의 사상을 저서로 남겨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87년부터 꾸준히 강의녹음을 제작하고 30여차례 편집회의를 거쳤다.

 김남두교수는 『전라도사투리와 억양이 강한 말씨 때문에 필사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서양철학을 창조적으로 수용한 한국철학의 새로운 원전으로 많은 철학도의 연구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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