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안 심포니 10돌/금호4중주단 5돌 민간 연주단체가 국내 음악계의 척박한 토양을 딛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올해로 각각 창단 10주년과 5주년을 맞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체 금호현악사중주단의 발자취는 우리 음악계에 민간연주단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코리안 심포니/매년 80회 연주회… 정상급 자리/금호 4중주단/낙후된 실내악 활성화 앞장
코리안심포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으로 81년 강제로 해체된 국립교향악단의 지휘자 홍연택씨가 85년 창단했다. 민간 연주단의 출현이 거의 불가능했던 「황무지」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창단초기에는 음악계 주변에서 걱정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아무런 재정적 기반도 없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서 매년 80여차례 연주회를 개최하는등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음악인들은 민간차원에서 우리 음악계를 풍요롭게 가꾸는 노력을 해온 이 악단에 격려와 감동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기업의 재정적 후원이 큰 도움이 됐다. 쌍용그룹은 89년부터 해마다 3억∼4억원을 지원하면서도 악단운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단장과 단원들의 집념어린 노력과 기업의 순수한 뒷받침이 조화를 이뤄 코리안심포니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코리안심포니는 4월1일 하오7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창단 10주년 기념연주회를 갖는다. 음악애호가들은 말러의 「교향곡 제2번 C단조 부활」에 함께 실어 보내는 코리안심포니의 감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금호그룹이 90년 창단한 금호현악사중주단은 우리 음악계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로 꼽히는 실내악의 활성화운동에 앞장서 왔다. 금호그룹은 5년동안 꾸준히 「인기없는 연주단」에 매년 3억원 이상을 지원하며 마음껏 연주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왔다. 연주단은 매년 24차례 이상 수준높은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의명(한양대 교수·제1바이올린), 이순익(〃·제2바이올린), 배은환(건국대 교수·비올라), 양성원(음악원 강사·첼로)씨등으로 구성된 이 연주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 실내악단으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최장수 실내악단이 된 이 연주단은 4월4일 하오8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올해 첫 정기연주회를 개최하며 창단 5년의 의미를 되새긴다.
두 연주단은 기업의 적극적 도움을 받아 자유로운 음악활동을 펼치는 것이 공통점이다. 최근 문화·예술지원에 관심을 갖고 메세나운동을 시작한 국내의 기업에 두 연주단은 귀중한 사례가 되고 있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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