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SW 개발 “한국 빌게이츠” 이찬진사장/「철옹성암호」해독 2차례나 공격 이승욱씨/선후배 사이… 회사 영입제의도 거절 「아래아한글2·1」암호해독 프로그램을 공개해 물의를 빚은 이승욱(27)씨가 2·1판, 2·5판으로 작성된 문서의 숫자 암호를 푸는 또 다른 암호해독프로그램을 PC통신에 띄워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씨는 15일 하오3시께 PC통신 하이텔 공개자료실에 「뉴메릭(NUMERIC)」이라는 새 프로그램을 올리고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최다 5자리수까지의 숫자 암호를 10초내에 해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90%이상의 해독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또 한글과 영문으로 된 암호를 풀 수 있는 3종의 강력한 해독프로그램도 개발해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숫자조합방식의 「뉴메릭」프로그램은 공개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어 컴퓨터로 작성된 문서보안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씨는 이 프로그램이 지난번 공개한 해독 프로그램과는 달리 아래아한글의 원본 프로그램을 변형하지 않고 숫자를 조합, 암호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작동돼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한글과 컴퓨터사도 『프로그램실행을 역추적해 암호해독 단서를 찾는 역공학(리버스 엔지니어링)을 금지하는 사용자 계약조항에 따라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 현재로선 저작권법등 위반사항을 못찾았다』고 밝혔다. 뉴메릭프로그램은 10여시간만에 2천여명의 PC통신이용자들이 전송(다운로드)받고 천리안에도 공개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법적 한계를 초월한 해독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씨는 공교롭게 한글과 컴퓨터사 이찬진(30)사장과 서울대 공대 동문으로, 도덕성문제와는 별개로 컴퓨터천재들이 벌이는 「컴퓨터전쟁」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씨보다 3살위인 이사장은 기계공학과를 나와 89년 한글문서작성프로그램사용자의 90%이상이 사용하고있는 아래아한글을 개발해 한국의 빌게이츠로 불리는 인물.
이사장은 『슈퍼컴퓨터로도 1백30년이상은 걸려야 해독이 가능할 만큼 아래아한글 암호체계는 철옹성』이라고 호언해왔으나 후배 이씨의 해독프로그램으로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이사장은 지난7일 이씨의 해독프로그램이 공개되자「판정패」를 인정하고 영입의사를 타진했으나 이씨는 PC통신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를 거부했다.
이사장은 18일부터 시판되는 3·0판의 암호체계는 결코 뚫을 수 없을 것이라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자물쇠가 있으면 열쇠가 나오기 마련」이라는 후배 이씨의 말대로 이번에도 자물쇠를 또 열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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