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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부가 모르는 통상현안/이종재 경제1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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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부가 모르는 통상현안/이종재 경제1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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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대통령의 유럽순방을 수행하고 돌아온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유럽과 특별한 통상현안은 없다』고 말했다. 박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다녀온 뒤에도 똑같은 말을 했다. 미국이든 유럽국가든 우리나라와 특별한 통상현안은 없으며 오히려 각국을 방문하면서 투자교역확대와 상호협력방안을 중점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캔터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등과는 수시로 협력방안을 논의할 핫라인을 구축했으며 유럽연합(EU)과는 전략산업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하다. 박장관에게는 협력을 다짐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이 외무부나 농림수산부 보건복지부등 다른 부처 관계자들에게는 강도높은 통상압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공로명 외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을때 미국의 통상관계자들은 자동차시장개방이나 통신설비문제, 육류의 유통기한문제등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고 미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한국과의 통상문제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2월말에 한국을 방문했던 USTR의 크리스티나 런트 한국담당국장은 외무부와 보건복지부등에 강도높은 불만을 털어놓고 돌아갔다. 우리나라를 비공식 방문중인 로버트 캐시디 USTR대표보도 15일 외무부에 들러 각종 현안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국내기업들의 조선설비확대문제나 지적재산권보호 자동차시장개방등에 대해 갖가지 경로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EU의 반덤핑조치는 중국이나 터키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박장관의 말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장관이 통상현안들을 덮어두고 싶은 것인지, 외국의 통상관계자들이 박장관에게는 현안을 얘기하지 않는 것인지, 납득이 안된다. 믿어지지 않지만 정부 조직법상 통상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통산부에는 현재 통상현안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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