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 보낼돈이 없어…/간난한 50대 의붓시어머니 “눈물의 유기”

　서울　강남경찰서는　16일　주부　정모(52·강남구　일원본동)씨를　유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의하면　정씨는　지난달　10일　상오11시께　80대의　의붓　시어머니　유모(82)씨를　『양로원에　가게　해　주겠다』며　전북　부안읍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Y다방에　데려다　놓고　달아난　혐의다.

　정씨는　『경찰이　오면　아들　딸이　없고　고향도　모른다고　말하겠다』는　시어머니의　다짐을　받고　울며　상경했는데,　유씨는　경찰에　인계돼　그동안　부안읍교회　「애랑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

　정씨는　9년전부터　함께　살아온　시어머니의　요청으로　서울시내　양로원을　수소문했으나　1천만∼2천만원대의　위탁보증금과　한달에　수십만원하는　입양료를　감당할　수　없어　몹쓸　짓을　했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택시운전사이던　남편　윤모(61)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경마장　청소부일을　그만두고　남편　병수발에만　매달렸고　아들(25)과　딸(23)의　월급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