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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총장 루지에로 수용 속셈/미,차기염두 EU에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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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총장 루지에로 수용 속셈/미,차기염두 EU에 양보

입력
199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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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임기는 2년으로 축소제안/“영향력 최대한 견제” 조건부 전략 미정부가 그토록 완강하게 반대하던 레나토 루지에로 전이탈리아 무역장관의 초대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취임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다.

 살리나스전멕시코 대통령 카드가 외부변수로 좌절된후 WTO총장후보에 대한 장고를 거듭해온 미국은 제4의 후보 옹립을 들먹이며 「루지에로 초대 총장」을 거부해왔다. 앞으로 세계 무역질서를 통괄할 총장직을 최대 경쟁상대인 유럽연합(EU)측에는 넘겨줄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WTO체제 출범을 주도한 미국으로서는 초대사무총장 선출을 더이상 미룰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제4의 후보가 여의치않아 남은 후보인 루지에로와 김철수 통상대사 가운데 한명을 선택하는 것외에 방법이 없다는게 미국의 진고민이다.

 미키 캔터미무역대표가 15일(현지시간) 루지에로후보와 자크 상테르EU집행위원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조건부 지지라는 일종의 절충안을 제의했다는 사실이 흘러나오는 것은 그같은 미국의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초대총장임기를 2년으로 줄여 초대총장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한뒤 차기총장을 구미에 맞는 인사로 옹립, 국제무역질서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차선책을 선택한 듯하다.

 캔터대표와 루지에로 후보, 상테르집행위원장간의 막후협상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당장은 속단키 어렵다. 15일로 임기가 만료된 서덜랜드 임시총장의 임기가 또다시 연장된 것은 막후협상이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EU측이 미국의 조건부지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조만간 한국정부와 협의를 거쳐 다음주 중에는 루지에로 후보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워싱턴=정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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