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의 격동에 세계경제가 불안하다. 「엔고, 달러저」의 지진이 멎기는 했으나 미국·일본·EU(구주연합)등 선진경제국들이 지진의 원인이 되고 있는 달러화의 약세를 치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하고 있어 얼마든지 파동은 재연될 수 있다. 그러나 뭣보다 위협적인 것은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우리나라 원화의 절상이다. 80년대 하반기 올림픽경기를 침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의 하나는 이 「원고」이다. 우리는 「엔고·원고」대책을 함께 세워 나가야한다. 그 중에도 원고의 파급영향은 전경제적이고 보다 직접적인 것이므로 원고대응에 역점이 더 두어져야 할 것이다. 원고의 진행속도가 엔고처럼 빠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경쟁력이 일본처럼 높지 않은 우리경제를 불안하게 하기에는 충분한 것같다.
원화의 대미달러화환율은 지난 4일 달러당 7백90원80전에서 지난 14일에는 달러당 7백79원90전으로 열흘사이에 10원90전이 내려 1.37%가 절상됐다. 원화값이 예상보다 크게 오른 것이다.
국내경제연구소들은 대부분 올해 1·4분기에는 달러당 7백90원선을 유지하다가 연말에 가서 7백75원선까지 완만하게 하강곡선을 그려 절상추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었다. 그러나 엔고와 마찬가지로 원고도 예상을 앞질러 가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원고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가 없다.
미국이 달러화가치의 하락추세를 구조적으로 막으려면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등 쌍둥이 적자를 해소해야한다. 그런데 미국정부, 의회, 국민들은 재정적자감축의사가 없다. 정부·의회가 있다해도 현실적으로 국민들의 사회복지를 대폭 삭감하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어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
무역적자도 일본과 독일등 경쟁적인 경제강대국들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본과 독일도 자기희생적인 양보를 거부하게 돼있어 무역수지개선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한마디로 달러화값의 절하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리는 원고추세에 대해 단·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 나가야한다. 재벌기업들은 원고·엔고대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고가 되면 자동차, 전자, 섬유등 수출주도형 경·중공업이 타격을 입게 돼 있고 특히 미국및 동남아국들과의 경쟁업종의 타격이 크게 될 것이다.
경쟁력있는 업종과 품목을 선택적으로 집중 투자하고 육성해야 할 것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산업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해야한다. 또한 선물거래에 대한 노하우축적을 서둘러 환차손을 가능한한 축소해야 할 것이다. 정부로서는 현명하게 외환시장정책을 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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