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사·루지에로 압축속 미 「선택」 안밝혀/경합 장기화땐 「제3안」 막후절충 가능성 세계무역기구(WTO)의 초대 사무총장 선출을 둘러싼 협상이 당초 15일로 설정된 시한에 이르러서도 결론을 내지 못함으로써 경선양상은 예측불허의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의 후보인 김철수(김철수)국제통상대사(전 상공장관)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정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김대사는 멕시코 살리나스후보의 사퇴이후 이탈리아의 루지에로후보와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으나 결국 살리나스후보를 지지하던 미국의 향배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그러나 살리나스후보의 사퇴이후 WTO 회원국간 컨센서스(전원합의)에 의해 사무총장이 선출돼야 한다는 원칙론만을 되풀이할 뿐 후속 지지후보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미온적인 태도는 기본적으로 나머지 두 후보중 어느쪽도 선뜻 지지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표시로 풀이되고 있다. 경선양상이 김대사와 루지에로후보로 압축된 상황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3의 후보를 물색하려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미국은 제네바에서 속개된 14일 핵심그룹회의와 15일 비공식대표회의에서도 특정후보 지지여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현재 피터 서덜랜드 사무총장직무대행의 잠정적인 임기연장안만을 내놓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서덜랜드총장의 임기연장으로 합의도출을 위한 막후협상이 계속되겠지만 단순한 시한의 연장이 김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살리나스후보 사퇴이후 WTO 사무국은 비밀리에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한 지지상황을 재집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번 집계에서는 루지에로후보의 지지국수가 57 이었고 김대사가 29,살리나스후보가 28 이었으나 이번 재집계 결과 살리나스후보의 지지표가 김대사보다는 루지에로후보쪽으로 더 많이 옮겨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사무총장선출은 컨센서스에 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표차이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김대사가 불리해질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표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를 지지하는 국가들의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때 김대사가 사퇴압력을 느낄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와함께 경합양상이 앞으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경우 막후 절충에 의한 「제3의 대안」이 제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 어느쪽에서도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꺼리고 있으나 상황이 예상외로 꼬이면 임기 4년의 사무총장을 2년씩 번갈아 하는 대안등이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로서는 차선책으로 이같은 대안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것으로 관측된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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