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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예고 이사장 피살/김형진씨 빌딩6층 안방서 목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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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예고 이사장 피살/김형진씨 빌딩6층 안방서 목찔려

입력
1995.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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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당시 부인·장남 집안에/원한관계 등 추정 수사 14일 하오 11시10분께 서울 중구 신당2동 덕암빌딩 6층 학교법인 금용학원이사장 김형진(72)씨 집 안방에서 김씨가 예리한 흉기에 목을 찔려 신음중인 것을 부인 김은옥(63)씨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부인 김씨에 의하면 하오 11시께 거실에서 함께 TV를 보던 남편 김씨가 먼저 자겠다고 안방으로 들어간 뒤 10분쯤 후 신음소리가 나 들어가 보니 남편이 오른쪽 목을 2㎝가량 예리한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며 이불 위에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부인은 옆방에 있던 장남 성복(40·대학 조교수)씨를 불러 김씨를 서울대병원으로 옮기던중 숨졌다. 

 사건당시 집안에는 김씨부부와 사건발생 10분전쯤 귀가한 장남 성복씨만 있었다. 건물 경비원 안기용(55)씨는 『사건당시 건물전체에 평소 새벽까지 야근작업을 하는 컴퓨터학원 직원 2명이 남아 있었으며 하오 9시이후 출입한 사람은 성복씨 1명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 집이 6층 건물 맨위층에 있어 현관을 통하지 않고는 출입할 수 없는데다 안방에 붙은 욕실의 베란다로 난 창문틀 4짝이 모두 떨어져 있고 창문과 베란다 및 아들 성복씨 방 창문틀에도 핏자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단 범인이 침입·도주경로를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범인이 김씨가 반항할 여유도 없이 예리한 흉기로 급소를 찔러 살해한 점과 없어진 금품이 전혀 없는 점등으로 미뤄 원한관계등에 의한 살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욕실과 베란다 및 창문틀등에서 혈흔과 지문 5개를 채취, 국립과학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부인과 성복씨를 상대로 사건발생 전후의 현장상황등을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

 김씨 소유인 덕암빌딩의 1∼5층은 디자인학원 회사사무실등 13개 사무실이 입주해 있으며 6층에 있는 김씨의 살림집은 현관 출입문에 3중으로 잠금장치가 돼 있어 외부인의 침입이 어렵다.

 평양출신인 김씨는 해방후 단신 월남, 동대문시장에서 포목상으로 큰 돈을 벌어 부동산에 투자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해강기업이란 부동산 관리회사를 별도로 갖고 있다. 김씨는 81년 덕원중·여고 재단인 금용학원을 인수한 뒤 92년 덕원예고를 신설했으며 이북 5도민회 평양시 명예시장과 평통자문위원을 맡는등 사회활동도 비교적 활발히 했다.

 자녀는 2남3녀가 있으며 장남 성복씨는 Y대를 나와 미국에 유학했다가 3년전 가족을 남겨둔 채 귀국해 부모와 살며 서울의 사립 S대경제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염영남·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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