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회귀성 어족 우리것… 공해상도 압수수색”/EU “올 배정량 너무적어 원양어업 고사위기” 공해상에서 조업하던 스페인 어선을 캐나다 당국이 나포한 사건을 놓고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의 대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 9일 캐나다 뉴펀들랜드 부근 공해상에서 넙치잡이를 하던 스페인 트롤어선 에스타이호를 캐나다가 불법어로 혐의로 잡아가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어족자원보호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드러낸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스페인은 자국 어선이 나포된 후 선박과 선원의 즉각석방 요구가 거절되자 13일 캐나다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국제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EU회원국 대사들도 에스타이호를 풀어줄 때까지 캐나다와의 모든 공식접촉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영해도 아닌 공해에서 조업하는 외국선박을 자국 어족자원보호를 이유로 잡아간 캐나다의 조치는 사실 국제사회에서는 상식 밖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문제의 넙치류가 연안과 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족이므로 어족자원보호를 위해 공해상의 어로활동도 감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는 94년5월 해상관할권을 2백마일 전관 어로수역 너머로 확대하고 공해상의 외국어선들도 압수수색할 수 있는 어업보호법을 마련했다. 스페인이나 EU는 캐나다가 국제적 승인도 없이 자국법을 공해에 적용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그린란드 핼리벗이라는 넙치류는 지난해 가을 15개국으로 이뤄진 북대서양어로기구(NFAO)에 의해 올해 어획량 쿼터가 2만7천톤으로 제한됐고 이중 캐나다는 60%, EU는 13%를 배정받았다. 그러나 EU측은 이미 올해쿼터를 3천4백톤 초과한 상태에서 쿼터를 69%로 올려달라며 캐나다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캐나다는 EU와의 쿼터 협상이 좀처럼 접점을 못찾자 지난주 그린란드 핼리벗 잡이를 일단 60일간 중단하자고 제의, 자국 어선의 출어를 막았으나 스페인과 포르투갈 선단이 계속 조업을 하자 에스타이호를 잡아간 것이다. 캐나다에게는 전세계 이 어종의 80%가 동부연안을 피난처로 삼고있어 자국어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보고 있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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