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삶」등 60여점 공개/민중의정서·역량 담아 68년 통일혁명당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했던 신영복(성공회신학대 강사·사진)씨가 17∼26일 서울학고재화랑(739―4937)에서 서예개인전을 갖는다.
대학시절부터 한학과 서예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감옥생활과 출소 이후 써온 작품 60여점을 공개한다.
『시대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글들을 쓰고 민중의 역량과 정서를 형상화하고자 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제 글씨의 의미를 깊이 음미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솥밥」 「한울삶」 「처음처럼」 「솔아 푸르른 솔아」등 한글에서부터 「인현장성(사람이 장성보다 낫다)」 「천하무인(천하에 남이란 없다)」등 동양고전의 한문글귀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의 필체는 한글의 경우 소박하고 어수룩하면서도 획의 굵기와 필세의 리듬에 변화가 많다. 자신의 독특한 한글서체에 대해 그는 『옥중에서 만난 한학자 이구영 조병호선생님의 영향을 받았고 저에게 보낸 노모의 서한 필체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기쁨이든 슬픔이든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글자들끼리 어울리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 고안해낸 서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온 그는 통혁당사건으로 88년까지 복역하다 8·15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옥중에서 집으로 보낸 서한을 모아 펴낸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역서로 「중국력대시가선집(중국역대시가선집)」이 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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