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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민자호/장현규 정치1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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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민자호/장현규 정치1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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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자당은 과연 집권당으로서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것일까. 통합선거법의 개정여부를 놓고 혼미를 거듭한 최근의 정국상황을 보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불신을 가중시킨 데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특히 거대여당인 민자당은 맞상대인 민주당 못지않게 국민을 실망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민자당은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라는 상처만 안았을뿐 결과면에서 얻은게 별로 없다. 당초 민자당은 지난2월중순 『주민자치·생활자치가 되기위해서는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눈앞에 두고 국민여론상 설득력이 없는 문제제기였지만 명분상으로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민자당의 논리는 서서히 여론에 밀려났고 당지도부도 어깨가 축 늘어졌다. 심지어 불과 하루전까지만 해도 야당측의「반반론」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경론을 폈던 일부당직자는 느닷없이 14일 아침에는 수용론을 주장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니 민자당의원들조차『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일』이라며 곳곳에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대야협상에 임하는 여당의 내부모습은 더욱 꼴불견이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협상파트너가 누구인지,여당의 당론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했다. 형식상으로는 현경대총무가 협상주역이나 내부적으로는 김덕룡총장이 협상을 주도했다. 또한 협상과정에선 당내 의견통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강경파와 협상파로 갈려 혼선만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적전분열상만 노출한 셈이 됐다.이 때문에 당내에선 『여당안이 도대체 몇개냐』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선거법파동을 아예 강건너 불보듯 하는 모습도 있었다.

 한달동안의 표류끝에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해야 한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소속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민자당의 모습은 측은함마저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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