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표현주의 대가 독 펭크전/팝아트개척 미 로젠퀴스트전/인간의 소외/정신적황폐 상징화/문명비판적 메시지 “가득” 신 표현주의의 대가 A R 펭크(56·독일)와 팝 아트의 새 장르를 개척한 제임스 로젠퀴스트(62·미국)의 전시회가 비슷한 시기에 열려 현대미술의 큰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독일의 저명한 월간경제지 「카피탈」의 「94세계의 미술가 100인」에 선정된 두 작가는 표현양식은 다르지만 작품에 문명비판적인 메시지를 담는 공통적인 경향을 보인다. 펭크의 전시회는 17∼31일 갤러리이즘에서 개최되며 지난 7일 개막된 로젠퀴스트 전시회는 30일까지 표화랑에서 계속된다.
펭크는 이번 전시회에 「호랑이」 「분단독일을 위한 기념비」 「통일독일의 문제점2」등 근작 회화와 조각 20여점을 출품한다. 그의 작품은 그가 40여년간 살아온 사회주의 동독의 모순과 서독에 망명한 뒤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험한 갈등을 비판적으로 반영한다. 사회 정치 문화속의 소외된 인간상이 기호와 상징 그리고 암호같은 그림문자를 통해 전달된다.
로젠퀴스트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톰 웨셀만등과 더불어 50년대 이후 미국화단의 큰 줄기를 형성해온 팝 아트라는 새 화풍을 열었다. 로젠퀴스트는 미국 자본주의사회를 특징짓는 소비사회와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고 풍자한 작품을 발표해왔다. 극장의 간판화가로 출발한 그는 그 당시의 경험과 잡지나 광고와 같은 대중매체에서 따온 일상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다. 즉 기계, 꽃, 샴푸나 화장품광고 모델의 미소띤 얼굴등을 임의적으로 확대시켜 자본주의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부각시킨다. 강렬한 원색을 주조로 한 대형 화면속에 파편화한 여성들의 이미지는 물질적 욕구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정신적 황폐성을 상징한다. 전시회에는 회화와 판화등 근작 10점이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국내에 선보인 펭크와 로젠퀴스트가 개인전 형식으로 본격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식 소비사회가 도래한 현재의 우리사회에서 로젠퀴스트의 작품은 한국 관람객들의 감수성을 적지않게 자극할 것으로 화랑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미술계는 이같은 전시회가 일과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국내 미술 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미술평론가 김영순(대유문화재단관장)씨는 『펭크나 로젠퀴스트가 세계화단에서 차지하는 위치등을 고려할 때 국내의 작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회 개최와 병행해 이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등을 열어 체계적인 접근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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