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분리정책)의 철폐이후 남아공 문학인들의 작품경향이 변하고 있다. 인권·정치문제를 벗어나 인간의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나 공화국의 새롭고 보편적인 주체성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다. 9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네이딘 고디머(72)의 근작 「아무도 나와 함께 하지 않는다」는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 빼앗긴 땅을 찾으려는 흑인들의 소송 대리인인 변호사 베라 스타크는 소설에서 「토지반환소송의 의미는 한시적이기 마련인 정권의 법률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태인 대지 위에서 계속되는 삶 그 자체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모스크바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 첫 소설 「알렉산더 이야기」(94년간)를 낸 흑인학생운동가 이삭 모고치도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적 팸플릿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삶은 매일 아침 적에 대한 승리를 다짐하는 것 이상의 오묘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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