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2천년대의 미래세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지난 30년간의 압축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이제 새로운 공업국에서 기존의 선진공업국으로의 도약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현세대뿐만아니라 미래세대의 장래까지를 좌우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미래의식에 충만해 있다. 정부가 앞장서 「세계화」와 「21세기」가 정책지표로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정책방향이나 추진계획이 개념적인 총론단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이제는 과거 고속경제성장시대처럼 속전속결이나 불도저식 추진이 반드시 지름길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하는 경우 국민경제에 엄청난 희생과 차질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경제성장 과정에서 숱하게 겪었던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우선적으로 우리가 어떠한 국제적인 경제환경에 처해있고 그 속에서 우리의 위상과 좌표가 어떠한 것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겠다.
우리는 세계경제가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보다 가공할 정도로 빠르고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최근호(3월13일자)에서 『2천년대를 향해 경제혁명이 시작됐다』는 주제로 세계경제현황과 추세를 특집으로 다뤘다. 이 특집은 『2천년대가 다가옴에 따라 경제지진이 세계를 뒤흔들고 산업혁명에 비유될 수 있는 격변인 정보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타임지는 이 새로운 혁명이 세계에 밝은 성장의 시대를 가져오겠지만 지금까지 혁명적 변화의 시기에 늘상 그랬듯이 많은 나라와 개인들이 세계경제의 산고에 고통스러움을 느끼게 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경제혁명」이 국가와 개인사이에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서방국가에서도 계급차이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임지도 다른 세계경제예측자들이나 마찬가지로 아시아지역이 세계에서의 경제비중이 급격히 증대, 미국·EU(구주연합)와 더불어 세계의 3대경제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측한데는 특별히 관심끌 것이 없다.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서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안에 흡수되기를 거부할지 모른다고 시사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일반적인 관측과 다소 다른 것 같다. 우리로서는 주의를 기울여 볼만한 견해인지도 모르겠다.
타임지가 또한 불안의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금융산업의 변화다. 금융업은 전통적인 자금의 임대업에서 주식·채권·파생금융상품의 거래를 주축으로 하는 증권업으로 주종이 바뀌어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제혁명에서 가장 불확실한 것은 변화 그 자체의 궁극적 형태에 대해 미국등 선진국 자체도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처하는 지혜가 어느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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