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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기사들 “승단 좀 합시다”/신예강세에 현규정대론“만년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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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기사들 “승단 좀 합시다”/신예강세에 현규정대론“만년 제자리”

입력
1995.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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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단위 일정기간 지나면 가산점」 추진 『우리도 승단 좀 해보자』 최근들어 더욱 거세진 신예기사들의 돌풍 속에서 중견고참기사들이 타이틀전에서 성적을 내기는 고사하고 승단대회에서 연패를 거듭, 승단의 길마저 사실상 봉쇄당하자 기사회 차원에서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국기원 기사회(회장 정수현8단)는 최근 회의를 열고 승단대회규정을 일부 개정, 한 단위에서 일정기간이 경과한 기사들에게 가산점을 주어 보다 쉽게 승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같은 방안이 모색되게 된 배경은 연구생출신 초단, 2단기사들의 실력이 엄청나게 강해진 현실에서 지금과 같은 승단대회 규정으로는 4, 5단급 중견고참기사들의 승단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은 5단부터 8단까지 갑조, 초단부터 4단까지 을조로 나누어 같은 단끼리는 흑이 덤 6집, 1단차이면 덤 4집, 2단차이면 덤 2집, 3단차이면 정선으로 대국하되 이기면 90점, 지면 30점, 비기면 60점을 받게 되어 있다.

 따라서 4단과 초단의 경우 초단이 정선으로 대국하게 되는데 이같은 치수대국이 문제다. 현실적으로 단위는 실력과 거의 관계가 없어 연구생에서 갓 입단한 초단이나 2단인 신예기사들이 선배들을 제치고 각종 기전 본선에 척척 진입하고 있다.

 반면에 고참기사들 가운데는 10여년째 같은 단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기사들이 부지기수다.

 승단제도에 논란이 일고 있는 또 다른 이유중 하나는 최근 한국기원이 아마단위를 7단까지 인허해주기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견기사들은 부업으로 기원이나 바둑교실등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웬만한 아마추어 기사들이 모두 6단, 7단으로 간판을 내걸고 있어 프로기사들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래서 바둑의 단위가 기력의 차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연공서열 성격도 있는 만큼 연조가 오랜 기사들은 자동적으로 승단하게 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극단적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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