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록회장 뇌물설 파문 분석도 북한의 대외경협 창구인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고민발·회장 이성록)가 해체된 사실이 최근 방북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과 민간단체를 통해 확인됐다. 고민발은 해체된뒤 「대외경제협력총국」에 흡수, 통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92년 정무원 대외경제위원회 산하기구로 설립된 고민발은 우리측 기업에 대한 방북 초청장을 일제히 재심하는등 한때 대남경협사업의 독점기구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 베이징의 고민발사무소는 그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일부 직원들은 철수했고 스스로를 고민발 소속이 아닌 「대외경제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1월 베이징에서 본국으로 송환된 이성록회장은 방북했던 우리측 기업인들도 접촉할 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발과 사업을 추진하던 기업·단체들은 중도에서 북측 상대의 직함이 바뀌는 바람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 사례도 있다.
국제선명회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성록회장과 쌀 옥수수등 곡물공급계약 기초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3개월뒤 2차 합의서를 체결하는 자리에는 북측대표로 삼천리총회사 사장인 김봉익이 대외경제위원회의 직함을 갖고 나왔다. 삼천리 총회사는 고민발 산하의 무역회사이므로 김봉익이 직함을 바꾼 것은 고민발이 실제로 해체됐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민발이 해체된 원인으로는 우선 다양한 무역의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협력총국 또는 조선경제개발총국등 단일 기구를 통해 고민발의 업무를 흡수, 발전시킨다는 것. 대외경제위원회 밑에는 고민발이외에 「조선대외경제협력 추진위」 「조선국제무역추진위원회」등의 반관반민 단체와 수많은 무역회사들이 있어 경쟁적으로 무역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고민발을 대체할 기구는 아직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고민발사무실은 과거에 발급했던 방북 초청장이 앞으로도 유효하다는 것을 강조할 뿐 어떤 명칭의 기구가 업무를 승계할지 밝히지 않고 있어 조직개편이 일종의 과도기상태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다른 해체원인으로 이성록회장이 우리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문제됐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같은 설이 국내에서 보도됐을 때 고민발측은 국제전화로 우리 방송국에 직접 항의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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