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신임 서울대총장의 취임일성이 사회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학업성적 뿐 아니라 고교에서의 사회봉사활동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하는 독자적인 입시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이총장의 구상은 학과성적만으로 학생을 뽑는 획일적인 현행입시제도의 기본틀을 깰만한 파격적인 것이라 할 만하다. 현행입시제도의 틀을 허물고 다양한 전형자료를 도입하는 대학자율의 입시제도를 만들겠다는 구상과 노력은 이총장이 처음 시도한 것은 물론 아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등 주요사립대학들이 특별전형방식의 입시제도 개선을 이미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총장의 입시제도 개혁의 의지표명이 크게 관심을 끌게된 것은 서울대입시제도 개혁이 갖는 각별한 의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 대학들의 자율입시제도 마련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실현시키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만한 것이다.
연세대는 지난해 추진하다가 교육부의 불허로 유보했던 군단위지역 할당제입학과 특별입학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바른교육 큰사람만들기」교육선언을 한 고려대도 농어촌학생 특례입학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서강대도 환경미화원과 도시의 소외계층 자녀들을 별도기준으로 뽑는 특례입학을 검토하고 있다.
사학봉사활동을 반영해 『가슴따뜻한 학생도 뽑겠다』는 이총장의 구상이나 고려대의 「바른교육 큰사람만들기」교육선언은 날로 황폐화하고 있는 이사회의 도덕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인재들을 대학이 앞장서 길러내겠다는 것이어서 정말 기대되는 바가 크다.
농어촌과 벽지학생 그리고 도시소외계층의 자녀들을 특별입학시키려는 연세대와 서강대의 계획은 아직까지 정부가 하지못하고 있는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복지를 대학이 선도해보려는 것이랄 수 있다. 그것을 정부가 막아야할 이유가 있겠는가.
「사람됨」을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이총장의 구상이 실현만 된다면 국어 영어 수학위주의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인성교육 체제로 전환시키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의 입시과목이 무엇무엇이냐는 것은 고교교육의 향방을 결정짓는 방향타라할 수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90여개 대학들이 수학능력시험성적과 고교내신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도 서울대와 주요대학들의 본고사 과목이 국어 영어 수학 위주로 돼 있어 고교교육이 이들과목위주로 수업을 하는 파행교육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본고사부활후 과열과외가 더 극성을 부리는 것도 서울대와 주요대학이 본고사 과목을 잘못선정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
서울대와 이들 주요 대학은 또 여타대학의 학사운영과 입시과목선정에 모범이 되고 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도 이들 주요대학의 입시다양화구상이 실현만 된다면 많은 대학에 확산될 것도 분명하다. 대학입시제도의 일대개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측면을 그래서 중시하게 되는 것이다.
가정이 어렵다거나 교육환경이 나빠 사장되는 농어촌과 오지학생들을 특별전형하고 소외계층 자녀들에게도 대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있는 계층과 도시지역의 고학력과점현상을 해소하게되는 것이다. 대학의 사회참여 기능을 한층 넓히게 된다는 의미도 돋보인다.
지적영역에 대한 평가에 국한된 현행입시제도로는 인성이 풍부하고 특출한 재능이 있는 학생을 뽑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자면 학생선발에서 다양한 전형자료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과감하게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입시제도를 실현하는데는 대학의 의지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교육부가 대학에 학생선발권한을 완전하게 일임해주는 것이 가장 우선하는 선결조건이다. 대학들이 정부의 입시제도개혁을 앞지른다해서 교육부가 대학들의 개혁방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두가 햇빛을 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교육부의 용단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연세대학에 했던 우를 교육부는 되풀이 말아야 하는 것이다.
대학들도 사회봉사든 특별입학이든 독자적인 전형자료를 만들 때는 우리의 현실에 맞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보편성과 공평성이 결여돼서도 안되며 외국것을 그대로 모방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논설위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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