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입는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보면 그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기도 한다. 특히 60년대 이후 대중패션의 개념이 확립되면서 정치 경제 문화 등이 보다 뚜렷하게 옷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60년대부터 현재까지 크게 유행했던 국내외 패션 항목들을 중심으로 당시 상황을 되돌아 본다.【편집자주】◎64년 세계 첫등장 선풍/국내선 67년 윤복희 소개 큰반향
1964년 영국의 모델겸 디자이너 메리 퀀트는 치마 길이가 무릎 위까지 올라간 미니 스커트를 선보였다. 이 새로운 형태의 치마는 발표되자마자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여성이 남들 앞에 무릎을 드러내는 것은 감히 생각키도 힘든 파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니에 대한 열광은 이내 파문을 잠재웠다. 많은 여성들이 앞을 다투어 미니를 입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치마 길이는 더욱 짧아져 66년에는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45㎝ 정도의 미니 스커트가 나왔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67년 미국에서 돌아온 가수 윤복희씨가 처음 입고 나온 뒤 엄청난 속도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미니는 이제 막 형성되고 있던 청년문화의 발현이었다. 퀀트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반항적이고도 자유분방한 모습에서 미니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는 그대로 들어맞았다. 젊은 여성들은 기성세대의 걱정 따위는 무시했고 각선미를 드러냄으로써 보다 자유로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당시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무릎을 꿇어 치마가 바닥에 닿는지 확인하는 복장검사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유신 이후 경찰들이 자를 들고 다니며 무릎 위 15㎝ 이상인 여성을 풍기문란으로 단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니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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