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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딴판”… 총무회담 8분만에 끝/원점회귀한 여야협상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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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딴판”… 총무회담 8분만에 끝/원점회귀한 여야협상 주변

입력
199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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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화기감돌다 급속 냉각/외유의원 귀국-사무처 비상대기령:여/공관퇴거요구에 “경호권발동” 촉각:야 여야는 11일 대치정국을 풀기 위해 수차례의 막전막후 접촉을 가졌으나 결국 전제조건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협상시작을 위한 협상」단계에서 원점으로 회귀했다.

▷여야접촉◁ 여야대화의 난기류는 하오 1시40분께부터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이뤄진 현경대 민자 신기하 민주총무간의 비공식접촉에서 처음 확인됐다. 현총무는 야당측에 선농성해제를 주장한 반면 신총무는 「선거법개정안의 합의처리보장」을 요구하며 맞섰다. 결국 두 사람은 『생각이 너무 다르다』는 말만 남긴 채 8분만에 회담을 끝내고 말았다.

 이어 신총무는 하오 4시 넘어 카폰으로 현총무를 찾아 「선합의처리보장」을 주조로 한 민주당총재단회의결과를 통보하기 위해 다시 만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현총무는 『그런 결과라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며 접촉자체를 거부했다. 이것으로 이날 공식대화는 막을 내렸다.

 이에 앞선 양당 사무총장접촉때만 해도 협상가능성이 더욱 우세했다. 김덕룡 민자 최락도 민주사무총장은 상오 11시께 의원회관에서 비공식접촉을 갖고 협상방식과 국회운영문제등에 대체적인 의견을 접근시켰다. 최총장은 회동후 곧바로 한남동 국회의장공관으로 가 황락주의장에게 협상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총재단회의후 분위기는 급속 냉각됐다.

▷민자당◁ 민자당은 야당의 총재단회의결과가 알려지자 즉각 긴급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하는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회의에서는 야당을 성토하는 강경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의장공관·부의장자택점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공권력투입방안이 깊숙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의장이 이날까지도 물리력동원에 계속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김총장과 현총무가 직접 의장공관을 찾아가 설득작업을 폈다.

 하오 4시30분께부터 20여분간 열린 1차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김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무겁고 격앙된 어조로 『야당결정은 협상도 하기 전에 우리에게 굴복하라는 것』이라며 사실상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현총무는 황의장에게 당측 결정사항을 알렸다. 나머지 당직자들은 하오 5시10분께부터 2차회의에 돌입, 2시간여동안 마라톤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민자당은 또 외유중인 의원들을 귀국시키고 소속의원은 물론 사무처요원들에게까지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 하오 6시20분께 민주당에는 『여당이 오늘중 의장공관에 경찰을 투입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의원과 사무처요원들에게 총동원령이 내려지는등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됐다. 박지원대변인은 『서울경찰청 간부로부터 입수한 정확한 정보』라며 『경찰이 오늘 밤 의장공관에 경찰력을 투입해 의장을 빼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대변인은 또 『지금 이 시간 김용태 내무장관과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이 회동, 이 계획을 최종 점검중』이라는 「첩보」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이기택총재는 「비번조」의원 전원을 의장공관등에 추가 배치, 경계태세를 강화토록 지시하고 모든 당직자들을 국회로 집결토록 해 경찰투입후 날치기 가능성에 대비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성명을 발표, 『경찰이 투입된다면 이는 헌정사에 없던 일로 우리나라가 경찰국가로 전락하는 것』이라면서 『이처럼 불행한 사태가 오면 우리는 대통령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하오 7시께 민자당의원들이 모두 해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일부 당직자들을 귀가시키며 다소 여유를 되찾는 모습이었으나 이총재등은 『경찰투입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하는등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의장단◁ 국회의장공관에는 낮까지만 해도 화기가 감돌았으나 하오 들어 여야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특히 하오 6시무렵 경호권발동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나돈데 이어 밤에는 황의장이 김민자총장을 면담한 뒤 돌연 민주당의원들의 퇴거를 공식요청해 『공권력투입수순을 밟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황의장은 하오 10시10분께 김총장과 함께 내실로 들어간뒤 5분쯤 지나 야당의원들이 대기중인 접견실로 내려와 『나도 이제 자유를 회복해야겠다』며 「공관주인」자격으로 퇴거를 정식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대철 신순범의원등 민주당의원들이 『경호권발동으로 간주해 대응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고 말하고 다시 김총장과 밀담을 나누기 위해 내실로 들어갔다. 황의장은 이날 민주당의원들의 농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등원시도를 하지 않고 협상추이를 주시했는데 협상결렬소식에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맥풀린 표정이었다.<장현규·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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