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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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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은 슬플때, 기쁠때, 그리고 너무나 기가 막히고 억울할때 흘린다. 때문에 소설가 D H 로렌스는 『눈물은 감정의 위대한 대변자요 통역자다』라고까지 말했다. ◆몇년전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한 연구팀이 눈물의 발생원인과 효과에 관해 연구한 적이 있다. 눈물을 흘리면 몸안의 유독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등 소독약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울고 싶을 때는 체면불구하고 실컷 울라고 권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눈물을 흘릴 때는 위험이 따른다. 카터대통령 말기에 국무장관으로 대통령후보를 꿈꿨던 에드먼드 머스키는 부인의 위법설이 파다할때 TV에 나와 『절대 그럴리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해명했다가 『이처럼 나약한 인물이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는가』라는 여론에 눌려 정계를 떠났다. ◆우리 의정사상눈물은 야당의원들이 자주 흘렸다. 52년 발췌개헌안 강제통과때, 58년 무술경위를 시켜 야당의원들을 축출하고 보안법을 통과시켰을때, 69년 3선개헌때, 그리고 79년 신민당총재인 김영삼의원 제명때 야당의원들은 통분의 눈물을 흘렸다. ◆며칠째 야당의원들에 의해 공관에 억류중인 황락주국회의장이 임시국회 개회를 위해 나서려다 제지되자 『민주주의와 국회를 위해 통탄할 일이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를 두고 여당은 『민주주의와 법을 외면한 야당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반면 야당은 『날치기하러가는 것을 막는 것은 당연하다』 『쇼같은 인상이 짙다』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황의장의 눈물이 통분에 의한 진심이든 아니든 한국의 정치수준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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