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B·봄 여름 가을 겨울·신효범·조영남 선두주자/「슬픈 인연」 「미인」 「님아」등 “색다른 맛”좋은 반응 가요계에 리메이크(REMAKE) 바람이 일고 있다. 2∼3년전부터 미국 팝시장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리메이크 유행이 한국에도 상륙한 느낌이다.
리메이크란 과거의 인기곡을 현재의 감각에서 전혀 새로운 분위기의 노래로 재구성해 부르는 것으로 옛노래를 그대로 다시 부르는 리바이벌과 구별된다.
인기그룹 015B, 봄 여름 가을 겨울, 신효범, 조영남등이 리메이크 음악의 붐을 일구는 선두주자이다. 015B는 조용필이 15년전인 80년 발표해 크게 히트 시킨 「단발머리」와 여가수 나미가 86년 불러 인기를 모았던 「슬픈 인연」등 2곡을 리메이크해 자신들의 5집앨범 「빅5」에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최근 발표한 앨범 「미스테리」에 74년 신중현과 엽전들이 히트시켰다가 『기괴한 노래』라는 이유로 한동안 금지곡으로 묶이기도 했던 「미인」을 자신들의 음악적 취향에 맞게 연주하고 있다.
신효범도 새앨범에서 펄시스터즈의 68년 노래인 「님아」를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리듬에 실어 특유의 창법으로 불렀으며 조영남은 동생인 테너 조영수와 함께 발표한 새음반에서 흘러간 노래 「갈대의 순정」을 리메이크해 미국 시카고 챔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부르고 있다.
리메이크곡 중 015B의 「슬픈 인연」은 이미 인기순위의 상위권에 오르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미인」, 신효범의 「님아」도 새로운 감각을 앞세워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에 리메이크 유행이 본격화한 것은 93년. 린다 론스테드가 75년 불렀던 「I WILL ALWAYS LOVE YOU」를 휘트니 휴스턴이 크게 히트시킨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어 셀린 디온의 「THE POWER OF LOVE」, 올포원의 「I SWEAR」등 리메이크곡들이 빌보드 차트를 거의 휩쓸다시피 했다.
미국의 팝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소재빈곤에 봉착한 팝음악이 과거에서 탈출구를 찾으려 한다. 이러한 경향이 보수로 회귀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일고 있는 리메이크 붐에 이러한 논리를 적용시키기는 이르다. 지금까지의 리메이크곡들이 창작곡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음악적 색깔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요계에서는 『유행에 편승해 오히려 옛노래의 명성을 갉아 먹는 엉터리 리메이크곡들이 양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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