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코펜하겐 외교행보/일·중 정상과 동북아 3각틀확인/스리랑카 등 비동맹 협력도 강화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WSSD)에 참석차 지난 10일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도착한 김영삼대통령의 2박3일간 외교행보는 숨가쁘게 돌아갔다.
11일 낮(현지시간)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 석상에 나가 세계 1백40여국가의 정상들 앞에서 기조연설을 한 김대통령은 이어 곧바로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다시 하오4시30분께는 쿠마라퉁가 스리랑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쇄적으로 가졌다. 김대통령은 이미 전날 저녁 아디카리 네팔총리등 13개국 정상을 만찬에 초청, 다자간 정상외교를 벌였으며 12일에는 리펑(이붕) 중국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예정해놓고 있다.
빈곤, 실업, 사회적 갈등의 문제를 범세계적으로 해결하고자 열린 이번 유엔정상회의에서 김대통령은 7분여에 걸친 연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발전경험을 개발도상국가의 모델로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은 50년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출발, 경제성장과 사회개발에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고 또 수준높은 민주정치도 실현했다』면서 『한국의 개발경험은 많은 개도국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선후진국간의 바람직한 협력모델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개도국에 대한 공적 개발원조 규모를 우리의 경제능력에 상응하는 수준(GNP의 0.3%)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며 이제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는 나라」가 아니라 「베푸는 나라」로서 국제무대에 나서겠음을 확실히 밝혔다.
또한 김대통령이 코펜하겐에서 일본 중국과 갖는 연쇄정상회담은 동아시아 주축국가간의 3각외교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일본 중국은 이번 유엔회의 참석을 기회로 우리와의 정상회담을 각각 희망해왔고 이에 따라 한때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방식이 검토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무라야마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이후 생겨난 문제들에 관한 양국간의 입장을 확인하고 조율하는 자리였다. 김대통령은 우선 영·불·독등 유럽 3개 강국의 순방결과를 무라야마 총리에게 전해주면서 한반도의 현안인 KEDO(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의 운영에 관한 지원을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이밖에 일·북한관계에서의 공조체제, 우리의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진출및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입문제등에 관한 협조를 요청, 무라야마 총리로부터 다시 한번 지지입장을 확인했다.
이어 있은 쿠마라퉁가 스리랑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스리랑카가 아시아 지역의 또다른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진출 희망국가인 점을 감안,「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로 의견을 모았다. 스리랑카는 경제적인 측면등에서는 우리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비동맹운동의 리더이고 또 영연방국가라는 점에서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많은 표를 갖고 있기때문에 우리로서는 스리랑카의 지원여부가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진출의 관건이 되고 있다.<코펜하겐=신재민 기자>코펜하겐=신재민>
◎김 대통령 사회개발회의 연설·한일정상회담/“한국 성공적 선후진국협력모델” 강조/14번째 등단… 개도국지원 필요성 역설도
▷사회개발외의 연설◁
김영삼대통령은 11일 상오(현지시간) 유엔사회개발 정상회의 회의장인 덴마크 코펜하겐 벨라센터에서 연설에 나선 44개국 정상중 14번째로 등단, 개도국 지원확대등을 주제로 7분여 기조연설.
김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은 50년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출발했지만 경제성장과 사회개발에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면서 『한국은 또 수준높은 민주정치도 실현했다』고 문민정부 출현을 강조.
김대통령은 한국의 개발경험을 선후진국간의 바람직한 「협력모델」이라고 규정한 뒤 『한국의 발전에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의 재정적·기술적 원조도 크게 기여했다』고 개도국지원을 역설.
김대통령은 당초 준비한 연설문에 『나는 지난 40여년동안 한국의 민주화와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해 왔다』 『21세기 전반까지 세계를 빈곤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부분을 추가.
연설을 마친 김대통령은 무라야마(촌산)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수행기자들과 만나 10여분동안 연설성과등을 주제로 일문일답. 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의 선언문과 실천계획에 한국의 주장이 많이 반영된 것은 과거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그만큼 세계 각국이 한국의 위상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피력.
김대통령은 『서울의 정치상황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이라며 대답을 회피.
▷한일정상회담◁
김대통령은 벨라센터내 회의실에서 무라야마총리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회담을 시작.
김대통령은 무라야마총리가 간사이(관서) 대지진때 보낸 호의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자 『경제적 손실은 일본 경제력으로 극복할 수 있겠고 복구자체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5천4백명에 이르는 인명피해로 일본국민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전달.
이에 무라야마총리는 『지진으로 인해 재일한국인들도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은데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례한 뒤 『현재 복구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가지 도와주시면 고맙겠다』고 한국의 피해 복구지원에 거듭 감사.<코펜하겐=신재민 기자>코펜하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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