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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기류에 쐐기”강한 불쾌감/「DJ발언」보는 여권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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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기류에 쐐기”강한 불쾌감/「DJ발언」보는 여권시각

입력
199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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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말라”대민주메시지 해석/「정치복귀」간주 향후행보 주목 동교동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선이 날카롭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정당공천을 법으로 배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발언 시점과 장소도 여권의 신경을 자극했다. 지금 정국은 『파국이냐, 아니냐』하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다. 장소도 명동성당으로 2천여명의 신도가 운집해 있었다. 당연히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김이사장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여권은 김이사장의 말에는 미묘한 복선이 깔려있다고 단정하고 있다.

 민자당은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여야대화분위기에 쐐기를 박았다』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민주당의원들에게 억류돼 있는 황락주의장은 『김이사장의 발언으로 협상은 물건너갔다』며 『더이상 총무접촉을 주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덕룡총장등 지도부도 김이사장의 발언을 「민주당에 보내는 메시지」로 간주하고 있다. 『협상이나 타협을 하지 마라』는 지침이라는 게 여권의 주장이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이 대화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며 『이제 대치정국의 틈새는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김이사장이 민주당의 협상력을 높여주려고 취한 제스처』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소수론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대화봉쇄로 해석하고 있다. 다분히 김이사장에게 파행정국의 책임을 지우려는 의도가 엿보이고 있다. 여권의 비난에는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축적의 분위기도 드러나고 있다.

 이와는 다른 차원으로, 여권은 DJ발언을 현 정국의 잣대로만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향후 정치구도와 연관짓는 시각이 더 많은 것이다. 대다수의 여권인사들은 김이사장의 정치복귀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실마리는 지방자치선거라는데 이론이 별로 없다. 김이사장이 지자제선거의 틀을 바꾸려는 여권의 시나리오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발언도 제기됐다는 얘기이다.

 이와관련,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김이사장이 이미 정치에 복귀했다고 볼 수 있으며 지자제선거는 리허설』이라고 주장했다. 김이사장의 측근들은 『자의적이고 악의적인 모략』이라고 반박하지만 여권은 김이사장을 「정치현실」로 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여권은 『정당공천이 김이사장의 이해와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기초단체장을 정당공천한다면, 호남·서울·수도권의 상당수 시장 군수 구청장은 공식적으로 「DJ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 역으로 정당공천이 배제된다면, 호남등지의 기초단체장이 동교동계가 된다 할지라도 김이사장의 장악력은 비공식화된다. 여권이 김이사장의 언행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것은 이같은 인식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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