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측 “평소소신… 별의미없다”/“여공세속 계산된 발언” 관측도 기초자치단체선거 정당공천배제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8일 정당공천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 정가에 파문을 던지고있다.
김이사장은 이날 명동성당에서 있은 사순절통일특강에서 여권의 기초선거 정당공천배제움직임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정부여당의 통합선거법개정시도중지를 촉구했다.
김이사장의 이같은 언급은 민주당이 경색정국타개를 위해 대화와 협상분위기로 전환하려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김이사장측은 이날 강연내용에 대해 『평소 지자제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김이사장은 최근 민주당의 강경대응과 관련해 여권으로부터 「보이지않는 손」으로 지목되는등 대치정국의 배후사주 장본인으로 인식돼온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그가 여권의 정치적 공세를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이같은 발언을 한 데는 정치적 계산을 했었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특히 민주당주변에서는 김이사장의 발언이 민주당의 협상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대해 민주당의원들의 견해는 크게 두가지로 갈린다. 우선 김이사장의 강경한 입장표명이 민주당의 협상분위기와 상반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협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기택총재와 동교동계의원들이 주로 이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낮 강연에 앞서 김이사장과 만났던 동교동계의 한 핵심의원은 『김이사장은 민주당이 지금 매우 잘하고있다』면서 대화및 협상쪽으로의 민주당방향 선회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총재의 한 측근도 『만약 김이사장이 민주당에 대화나 협상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더라면 오히려 일이 꼬였을 것』이라며 김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싫지않다는 표정이었다.
지난 7일 총재단회의에서 대여협상론을 처음 제기한 측이 동교동계의 유준상 부총재였고 권부총재등 동교동계 중진의원들이 최근 대화와 협상쪽에 무게를 싣고있었다는 것도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 견해도 있다. 김이사장이 이총재가 막후접촉등을 통해 자신의 의중과는 다른 방향으로 여권과 협상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를 견제하기위해 강경발언을 했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시각은 지자제문제에 있어 김이사장과 이총재의 이해가 일치하지않을 수도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있다. 하지만 최근 이총재와 동교동계가 기초선거공천배제대응에서 대체로 호흡을 잘 맞춰온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견해는 설득력이 약하다. 김이사장의 이날 강경발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앞으로 동교동계의 입장변화등을 좀더 지켜봐야할 것같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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