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분석 정확성 높지만 확증 한계 검찰이 7일 영생교 이탈신도로 추정되는 암매장 유골을 발굴함에 따라 영생교의 신도살해 암매장의혹을 밝히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유골의 신원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가 관심을 끈다.
검찰은 발굴된 유골이 매장 11년이 지났으나 거의 온전한 상태여서 신원확인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유골의 신원확인에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유골의 상태로 성별과 나이등을 추정하는 것이다.
먼저 두개골과 골반뼈로 남녀를 쉽게 가릴 수 있고, 이빨의 마모상태로 나이를 상당히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유골을 원형대로 맞춰보면 키를 알 수 있다.
한단계 앞선 방법은 골상학과 컴퓨터를 활용한 「슈퍼 임포즈」(SUPER IMPOSE)」기법.
이는 실종자의 얼굴 윤곽이 뚜렷한 사진과 같은 각도로 두개골을 촬영, 컴퓨터를 이용해 눈 코 귀등의 위치와 각도등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 기법으로 88년 경기 화성군 장안면에서 백골상태로 발견된 10대 소녀의 신원을 확인, 계부가 가정불화로 살해암매장한 사실을 밝혀냈다.
91년에는 뒤늦게 발견된 오대양사건 관련 사망자들의 신원을 밝혀냈고, 수해로 유실된 경기 광주군 공원묘지 유골 50여구의 주인을 찾아주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 유족들의 것과 비교해 동일인 여부를 가려내는 유전자 감식이다.
유전자 감식에서 정확도가 높고 보편화된 방법은 「핵DNA 분석법」이다.
문제는 세포의 물질대사 기능을 조절하는 핵은 단백질로 이뤄져 대기에 노출되면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암매장된지 11년된 유골에서 핵DNA를 추출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조직이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어 상당한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최근 선진국에서 유골의 신원확인에 많이 활용한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DNA분석법은 부산 강주영양 유괴살해사건에서 논란이 됐듯이 핵DNA 분석법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고 동일인 추정의 확률을 뒷받침할 국내 통계자료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유골의 신원확인에 완전한 방법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재판의 본질이 그렇듯이, 유골을 이용한 신원확인도 가능한 모든 과학적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최대한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것이고,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에 맡겨질 수 밖에 없다.
검찰이 대검 유전자 감식실에서 자체감식이 가능한 핵DNA 분석법을 시도한 뒤 감정이 어려울 경우 서울대법의학교실(실장 이정빈·이정빈교수)에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의뢰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슈퍼 임포즈」기법을 이용한 신원확인을 의뢰키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이희정 기자>이희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