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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타자기」공병우박사 별세/시신 기증… 「무」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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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타자기」공병우박사 별세/시신 기증… 「무」로 돌아가다

입력
199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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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알리지 말고 장례도 치르지 말라”유언 평생을 한글타자기 개발등 한글사랑 운동에 헌신한 안과의사 공병우(사진)박사가 7일 하오 90세를 일기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한 사실이 8일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은 생을 마감하면서 안구를 기증, 두 사람에게 빛을 선물했으며 시신도 연세대의대 해부학교실에 기증했다.

 또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고 장례도 치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겨 빈소조차 없이 완전히 「무」로 돌아갔다.

 공박사는 평북 벽동군 출신으로 평양 의학강습소를 거쳐 1926년 조선의사검정시험에 합격, 한국 최초의 안과의사로 명성을 얻었다. 1938년 눈병치료를 받으러 온 한글학자 이극로선생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중요성에 눈을 뜬 그는 해방후 비로소 한글을 배워 일제강점기 일본어로 출판된 「신소안과학」을 한글로 번역했다.

 이때 한글타자기의 필요성을 절감한 고인은 한글타자기 연구에 몰두, 49년 최초의 고성능 한글 타자기인 세벌식 「공병우 타자기」를 개발했다.

 이어 한영겸용타자기, 한글점자타자기, 한글전동타자기, 한글워드프로세서등을 개발했다. 88년에는 한글문화원을 설립, 한글 글자꼴과 남북한 통일자판을 연구했다. 

 고인은 이미 83년에 『흙으로 돌아가고 싶으니 죽은 뒤 시신을 기증하고 사망사실을 알리지 말며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말라』는 유언을 마련해 뒀다.<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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