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 타결과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으로 이르면 내년중 발동될 것으로 보이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베른협약」이 출판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외국작가들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작가 사후 50년」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협약 발효에 대비, 서둘러 작품계약을 맺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 민음사는 밀란 쿤데라의 근작 「느림」을 비롯한 전작품과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등을 계약했다. 또 세계문학전집 출간을 위해 서머싯 몸, 헤르만 헤세, 베르톨트 브레히트, 파블로 네루다, 사르트르등 40여명의 저작권소유주들에 대해 계약요청서를 보냈다.
도서출판 삶과함께는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와 헤르만 헤세의 시 전작품과 소설 일부,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몇 작품, 브레히트의 작품 일부등 주로 독일작가들과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열린책들은 올해 출간할 조셉 캠벨의 「신의 얼굴」과 칼 융의 「인간과 상징」등 인문과학서 2종에 대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고려원은 오에 겐자부로(대강건삼랑)의 전작 계약을 이미 완료했으며 책세상, 한림원, 문예출판사등이 과거 출판한 경험이 있는 유명작가 중심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었거나 예정하고 있다.
출판사들이 이처럼 부산해 진 것은 WTO가입후 1∼5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베른협약 규정에 따르도록 압력을 받게 돼 있는데다 협약의 저작권보호 의무기간이 87년 우리나라가 가입한 이후 출간된 작품에만 저작권료를 지불토록 돼 있는 세계저작권협약보다 훨씬 엄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판사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협약발효 이전에 나온 책의 저작권 소급적용여부. 출판업계와 문체부 관계자들은 『중국등 다른 나라의 예로 보아 소급적용을 피하기 힘들 것같다』면서도 『이 문제는 저작권 소유주와 개별 출판사가 협의, 무리없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김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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