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감원·생산거점 해외이전/사내환율 90엔대이하로 대폭하향조정/달러추락·엔고/무공보고 대한무역진흥공사는 8일 일본업계가 엔화의 대미 달러환율이 최악의 경우 80엔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본업계가 「1달러=80엔」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삼고 경쟁력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무공의 일본 도쿄(동경)무역관보고에의하면 일본업계가 마련중인 엔고대응책은 ▲생산거점의 해외이전 가속화 ▲사내환율 하향조정 ▲해외원자재 조달확대 ▲인건비절약(인원감축) ▲비용절감을 위한 기술개발등이다.
일본의 주요 기업체들은 금년도 예산편성시의 사내환율, 즉 달러표시의 수입과 지출을 엔화로 환산하는 기준을 당초 달러당 1백엔에서 달러당 90엔대로 수정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엔화환율이 80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아래 사내환율을 90엔대이하로 대폭 하향조정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앞으로 3∼6개월후까지는 거래계약이 이미 체결돼 단기간에는 큰 영향을 안받지만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95회계연도부터는 사내환율을 90엔이하로 조정, 사업계획을 전면 조정할 예정이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앞으로 3년간 약7천명의 사원을 감원하는등 경영합리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업계의 경우 VTR등의 중요핵심부품까지 생산거점을 중국 동남아등 해외로 이전하는 문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자동차 및 전자업체등 수요업계가 일본제품보다 외국산을 선호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엔화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자동차 및 전자업계가 현지공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외국산 철강을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계 “환율 예측불허” 당혹/“월말까지 달러약세지속… 장기반등” 점쳐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얼마나 더 떨어질까. 국내 금융계와 수출업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에 당황하고 있다.
국내 외환관계자들은 앞으로의 환율전망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예측불허다. 달러가치가 단기간에 이렇게까지 떨어질줄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달러약세가 이달말까지 지속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등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외환은행 외화자금부 이호성부부장은 『달러화가치가 너무 급하게 떨어지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요인이 별로 없는 것같다』며 『연말까지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업은행 국제금융부 김영복과장도 『미국정부의 강한 개입의지나 정책적 개입시사가 없는 한 달러약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말을 고비로 달러 약세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강하다. 한일은행 국제금융부 최종석과장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그동안 인플레에 대해 강한 억제의지를 표명해온 점에 비추어 볼때 달러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가만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달말을 고비로 미국이 공금리인상을 통한 달러가치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8일 업무정보자료를 통해 『엔화와 마르크화의 강세(달러 약세)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달러가치 하락세가 이미 저점에 도달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달러에 대한 엔화환율은 88엔수준에서, 독일마르크 환율은 1.35마르크수준에서 다소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미국 일본등 주요국들이 달러화 폭락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각각 85엔과 1.30마르크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가치가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로는 ▲미국의 무역·재정적자 지속 ▲미국 정부의 시장개입의지 미약 ▲일본투자자의 본국송금 증가 ▲멕시코 금융위기 해소전망 불투명 ▲유럽환율체제(ERM) 불안정등이 꼽히고 있다. 반면 달러가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은 ▲투기성 자금들이 엔화환율이 90엔이하로 떨어질 경우 달러매입에 나서리라는 점 ▲일본정부가 엔화강세에 따른 경제침체를 우려,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리라는 전망등을 꼽고 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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