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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수물결 기수 깅리치 하원의장(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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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수물결 기수 깅리치 하원의장(뉴스 메이커)

입력
1995.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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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때 부터 “내꿈은 혁명가”/「미 부활」역설 정부·의회에 개혁칼/하늘찌를 위상에 클린턴도 “주눅” 요즘 미국에서 가장 기세등등한 뉴트 깅리치(51)하원의장은 고교시절부터 꿈이 혁명가였다. 입학한 날부터 『나라를 뒤바꿀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정치가 돌아가는 모양새나 그의 신바람나는 위상을 보면 그 꿈은 이제 절반쯤은 실현된 것같다.

 그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40년만에 공화당을 하원의 다수당으로 반전시키는 「혁명」을 이뤄내 지난 1월 하원의장 자리를 차지했다. 하원의장은 공식서열상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세번째 자리이지만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마당에서 그를 그정도로만 자리매김하는 미국인은 별로 없다. 힐러리 클린턴여사가 자신을 「X년」이라고 욕한 그를 어머니와 함께 백악관에 초청해 비위를 맞춰줘야 했던 사실은 그의 실세적 파워를 웅변하는 사례다.

 깅리치가 의사봉을 쥔 뒤부터 미국은 엄청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이 「포스트 잇(POST IT)」(접착식 메모용지)을 발명한 것과 같은 창의성을 발휘해 미국을 부활시키자고 역설하고 있다. 「아이디어 맨」을 자처하는 그가 미국민에게 「포스트 잇」과 같은 비전을 제시한 것이 이른바 「미국과의 계약」이다. 중간선거 당시 공화당의 정책공약으로 채택된 미국과의 계약은 최근 책으로 출판돼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어록집인 「뉴트 깅리치의 위트와 지혜」등도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미국과의 계약」은 기업이나 개인의 활동에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민의 자발적인 동기유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철학에 뿌리박고 있다.

 그는 지금 미국사회에 보수혁명을 점화시키고 있다. 『현재의 정부는 정부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정부가 돼 버렸다』 『클린턴정부의 점수는 C+』라며 관료주의의 척결과 정부개혁론을 주창한다. 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전통적인 가치관 회복을 주장한다. 『12세짜리가 아이를 낳고, 15세짜리가 살인을 하고, 17세짜리가 에이즈에 걸리며, 18세가 돼도 읽을 줄 모르는 졸업장을 들고 사회로 나오는 것이 오늘의 미국』이라며 사회에 대한 대수술을 부르짖고 있다.

 그는 군복무 경험이 없지만 국방분야의 식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적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패배를 안겨주는 결정적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허울좋고 실속없는 유엔평화유지군 같은데 쓰는 예산은 무 자르듯 하지만 한국 일본등과 같은 우방국과의 안보협력에는 적극적이다.

 깅리치는 조지아주 출신의 9선의원으로 89∼94년 공화당 원내총무를 지냈다. 에모리대학을 졸업하고 툴레이대학에서 근대유럽사를 전공, 박사학위를 받아 78년 의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8년간 웨스트 조지아대학서 역사 및 환경학을 강의했다. 그는 요즘도 위성TV프로의 시사토론 사회자로 활동중인 달변가다.

 깅리치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함께 크리스마스휴가를 보낼 정도로 역사와 미래학에 관심이 대단하다. 그런가하면 공상과학 영화와 공룡연구에 심취해 있고 랩탑 컴퓨터로 21세기를 구상한다. 85년 미국이 우주에 영유권을 선언해 둬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새 문명의 창조」(앨빈 토플러저), 「유능한 경영인」(피터 드러커), 「리더십과 컴퓨터」(메리 분)등이 그가 추천하는  필독서다.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란 깅리치는 어릴 때부터 서부극에 나오는 존 웨인의 걸음걸이를 흉내냈다. 그는 앞으로 최소 2년간 하원의장으로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에 부는 보수주의 물결이 그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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