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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나선 「인류 삶의질 향상」/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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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나선 「인류 삶의질 향상」/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 의의

입력
1995.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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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실업 국제평화위협 판단/냉전이후 지역갈등 극복 모색/선·후진국 외채·노동권 등 이견… 실질성과 미지수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6일 개막된 유엔사회개발 정상회의(WORLD SUMMIT FOR SOCIAL DEVELOPMENT)는 빈곤 실업 사회경제적 차별 등 인간생활의 실제문제들을 세계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최초의 다국간 정상회의다.

 12일까지 열리는 이 회의에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 앨 고어 미국부통령 등 세계정상급 지도자 1백20여명과 유엔 및 산하 전문기구 회원국의 각료급 실무대표, 2천5백여 비정부기구 및 국제단체등에서 총 1만3천여명이 참가한다.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는 유엔이 새로운 탄생을 기치로 리우환경회의(92년), 카이로인구회의(94년) 등에 이어 주관하는 범세계적인 회의다.

 사회개발회의라는 이름이 말하듯 이 회의는 정치·경제·안보가 아닌 사회적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충족과 인간중심의 발전이라는 전제하에 국제협력과 국가정책 수립을 위한 원칙적인 방향과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한다는게 목표이다.

 사회개발회의의 개최는 냉전종식후 변모된 세계질서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자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냉전붕괴후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국가간 전쟁이 아니라 그동안 잠재해 왔던 지역적·사회적 불평등에서 오는 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같은 갈등요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국제평화는 완전하게 유지될 수 없다는 세계적 인식이 이번 회의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안보개념인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등장이다. 인간개체로서 또 국민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삶의 질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개발회의는 이같은 문제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담은 9개항의 공동선언과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사항은 빈곤퇴치, 고용증대, 노동, 인권, 후진국에 대한 외채경감 및 사회개발 원조, 여성의 지위향상, 범죄추방, 환경문제 등이다. 그러나 여러 문제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간의 입장 차이가 노출되고 있다.

 우선 고용 및 노동과 관련, 선진국 그룹은 공동선언에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와 교섭권 등 노동권의 확고한 보장과 미성년자 노동 및 강제노동의 추방 등을 명문화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개도국은 이를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국제노동기구(ILO) 헌장을 존중한다는 정도로 표현하기를 바라고 있다.

 외채문제에 대해 특히 아프리카 후진국 및 최저빈국(LLDC)은 96년이전 국가간 채무의 완전탕감을 주장하고 있으나 선진국은 소극적이다.

 원조국이 보건·위생·교육·가족계획 등 기본적인 사회적 서비스에 공식개발원조 총액의 20%를 할당하고 개도국은 이에 예산의 20%를 지출한다는 이른바 「20·20 계약」에 대해서도 선진국은 비율명기등을 주저하고 있다.

 이번에 채택될 공동선언은 참가국들을 구속하는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장기적으로 전세계적인 행동규범이 된다.<코펜하겐=한기봉 특파원>

◎20억 식수난·7억 영양실조 고통/지난 10년간 어린이 150만 무력충돌로 희생/그늘진 생활/지구촌 통계

 제1차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에서 조명될 지구촌의 빈곤과 실업문제 등은 이에 관한 국제사회의 통계수치가 극명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의제들과 관련한 통계.

 ▲20억명이 적절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7억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빈국들에서는 매년 1천4백만명의 어린이들이 각종 질병에 걸려 사망하고 있다. 전세계 빈민의 23%가 모여 있는 아프리카 지역의 평균수명은 50세를 넘지 못한다.

 ▲1억명의 사람들이 보다 나은 생활조건을 찾아 타지를 떠돌고 있다. 지난 30년간 3천5백만명이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동했으며 이 숫자는 매년 1백만명씩 늘고 있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의 70%와 10억명의 전세계 문맹자 가운데 3분의 2가 여성이다. 약3억명의 여성들이 적절한 피임 수단을 갖지 못하고 있고 해마다 50만명이 임신 출산과 관련해 사망하고 있다.

 ▲미국의 흑인들은 백인들 보다 실업률이 2배나 높다. 3백만명의 미국 어린이들이 신체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 

 ▲브라질에는 40만명의 어린이들이 구걸행위를 하고 있으며 매일 4명씩 살해된다. 93∼94년 2년간 브라질의 미성년자 피살건수는 40%가 늘었다.

 ▲1950년 이래 사춘기 및 성년 초기의 자살건수는 나라에 따라 2∼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10억명의 여성들이 마약 및 진정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전세계 알코올중독자는 3천만명에 이른다.

 ▲80년대 후반기 5년간 일본에서 발생한 마약관련 범죄는 3천%나 증가했다. 미국에서 마약 구입에 쓰이는 돈의 액수는 80개 개발도상국들의 총수입을 초과하고 있다.

 ▲부국들이 해마다 지출하는 군비는 전세계 빈민 20억명의 연간수입과 같다. 전세계에서 매년 각종 군사계획에 지출되는 비용은 8천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세계인구의 절반의 수입과 맞먹는다.

 ▲지난 10년간 무력충돌로 인해 1백5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사망했으며 최근 전쟁의 와중에서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들 가운데 90%는 민간인이다.<코펜하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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