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베어링스그룹의 파산은 언뜻 보기에 대서양 너머의 남의 일 같이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사건은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갖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베어링스그룹을 구제하기 위해 공채등을 발행하는 대신 민간 투자가들이 이 그룹을 인수토록 유도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에서도 흔히 취해진다. 미국 납세자들은 대기업인 S&L사의 파산위기때 이 회사를 구제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등 비슷한 경험을 했다.
베어링은행은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과 안이한 위험평가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 이같은 비난은 지난해 한 딜러의 위장거래로 3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뉴욕 키더 피바디사 사건때도 제기됐다.
우리는 왜 한 딜러(회사)의 잘못으로 생긴 손실에 신경써야 하는가. 일본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베어링스그룹 파산여파로 지난달 27일 6백50포인트나 떨어졌다. 무고한 일본 투자가들은 보유주식의 가치가 졸지에 4% 하락하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 여파는 홍콩·싱가포르는 물론 프랑크푸르트 파리 런던 뉴욕등 세계 곳곳에 영향을 주었다. 지구촌 어떤 투자가도 안전할 수 없었다.
미국은 다행히 베어링스 파산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퇴직적립금(IRA)이나 담보부 채권등의 이율이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폭락할 수 있는 불확실한 현실에서 살고 있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는 높은 위험을 내포한 컴퓨터가 주도하는 무모하면서도 거대한 투자가 판을 치고 있다.
순진한 투자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무절제한 국제 금융거래에 적절한 규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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