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주민 자원절약·수익사업 일석이조 아파트단지에서 수거한 헌옷들이 수출상품으로 팔려 나간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삼호아파트 5개동에는 현관 입구마다 가로 세로 60×50㎝ 높이 75㎝되는 종이박스가 한개씩 놓여 있다.
겉면에 「헌옷을 모읍니다. 수거된 옷은 지구촌난민 후진국 해외동포들에게 보내집니다」라고 쓰여진 이 박스들은 모두 헌옷들로 가득 차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 현관을 통해 오갈 때마다 한두벌씩 가져와 차곡차곡 쌓인 옷들이다.
지난해 9월부터 이렇게 모아진 옷들은 모두 60여개 박스분, 무게로는 6백㎏이 넘는다.
이 옷들은 모두 중고의류수출업체에 ㎏당 70원꼴로 넘겨져 다시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수출상품으로 변신한다.
재활용품에도 해당되지 않고 알뜰시장에서도 소외되기 쉬운 헌옷이 주민들에게는 조그만 수익원, 국가적으로는 유용한 수출자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아파트 부녀회장 최정미(37)씨는『헌옷은 집안에 그냥 놔두자니 짐만 되고 남에게 줘도 환영받지 못해 대부분 쓰레기로 버려지는 골칫덩이』라며 『쓰레기종량제로 돈까지 내고 버려야할 것들이 수익도 되고 재활용도 되니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처럼 헌옷을 모아 쓰레기도 줄이고 자원절약에도 앞장서는 곳은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상계동 주공아파트 분당시범아파트등 서울과 수도권일대 1백여 아파트단지가 넘는다.
주민들의 호응도 높아 특히 환절기나 이사철에는 수거되는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수거량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지난해 8월 헌옷수출을 처음 시작한 한성체리티의 경우 매달 1백50톤정도를 수거한다.
현재 헌옷수출에 나서고 있는 업체는 한성체리티 한비등 3∼4개업체다.
이 업체들은 아파트에서 수거한 헌옷을 우선 가공공장으로 수송해 바지 외투 티셔츠등 종류별로 분리한다.
이 과정에서 너무 해지거나 더러운 것은 버리는데 그 분량이 수거량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여기서 걸러진 옷들은 다시 소독과정과 간단한 손질을 거쳐 1백㎏정도의 분량으로 압축 포장된다.
포장된 옷들은 수출컨테이너에 실려 캄보디아 라오스 파키스탄 베트남등 10여개국으로 팔려나간다. 수출가는 톤당 20만∼30만원정도이다.
한성체리티 대표 조원홍(69)씨는 『6·25때 미군통역병으로 구호물자를 우리 피란민들에게 나눠줬던 기억을 되살려 헌옷모으기에 나섰다』며 『우리에게 불필요한 것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귀중하게 사용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박원식 기자>박원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