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시청권역 확대가 최대과제/아파트 등엔 공동수신장치 설치후 가입받아□대담:박내부 문화2부장
김재기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장은 케이블TV 시대 개막을 『국민적 문화혁명』이라고 말한다. 그는 몹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케이블TV방송이 일단 시작됐으나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이 사실이어서, 보다 많은 사람이 빨리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전송망설비를 계속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의 미래를 낙관하는 그는 『꼭 필요한 일은 이루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케이블TV 본방송이 3월1일 시작됐습니다. 우선 개막을 축하합니다. 케이블TV 도입에는 시기상조라는등 반대도 많았으나, 정부의 의지와 사업자들의 이해가 맞아 일찍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압니다. 케이블TV 방송개시의 의의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케이블TV는 국민생활에 일대 혁명을 몰고올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각자가 실감할 수 있는 문화혁명입니다. 경제발전이 물질적 삶의 수준을 높였다면, 케이블TV는 문화적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게 된 것입니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의 말단 신경망으로서의 역할과 관련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부가적 의미일 것입니다』
―그동안 사업자간의 이해차이, 관련 기기와, 전송망설비등의 차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어려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케이블TV 자체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지상파처럼 전파만 쏘면 곧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선이 깔리고 컨버터가 붙어야 해요. 각 정당의 사무실에도 아직 케이블이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공사가 진행중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사정하고 다니는 것이 일입니다. 다음으로는 사업자간 이해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서로 희생하고 이해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컨버터등 방송장비 국산화계획의 차질도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케이블TV의 문화적 파장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리라고 보시며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은 어떤 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TV의 영향은 감각, 유행, 라이프 스타일등 문화생활 전반에 걸쳐 잠재적으로 나타납니다. 그 영향이 수치나 양으로 파악되지는 못하죠. 그러나 파장의 영향력은 막대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케이블TV의 선정성이나 감각주의를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그런 위험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채널 운영자로서는 어떻든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겠지요. 프로그램심의를 담당할 종합유선방송위원회와 이 문제에 대해 공동작업을 펼칠 생각입니다』
―이미 방송통신대학의 추가채널허용이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앞으로 어떤 채널이 추가허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방송통신대학 수강인원은 20만명 정도입니다. 수요가 생기면 채널은 얼마든지 허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하반기부터 방송을 시작할 홈쇼핑, 만화, 바둑, 문화등의 채널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일산 분당등의 케이블TV 시청요구도 중요한 민원사항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국 1백16개 시청권역 가운데 이미 54개 지역의 허가가 나갔고 나머지 지역도 최대한 빨리 시청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중입니다. 일산 과천등은 내년부터는 케이블TV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이블TV의 성공은 이제 어떻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방영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열악한 제작수준에도 불구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겠습니까.
『20개의 채널을 무엇으로 채우느냐 하는 걱정이 듭니다. 그러나 채널의 70%는 뉴스, 교육등 비교적 제작기간이 짧은 프로그램입니다. 영화, 다큐멘터리등 많은 제작비와 기간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방영할 채널 운영자는 대부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선정함으로써 영상산업육성이라는 국가전략도 함께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사업자단체의 대표로서 현재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합니까.
『우선 지역종합유선방송국 허가를 서둘러 주었으면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과천등 서울 인근지역 뿐아니라 철원 경주 울산 마산 진주등에서도 방송국허가요구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합유선방송법이 생겨난 이후 건축법 시행령에 의해 신축건물에「케이블TV 수신설비」를 의무화하도록 되어 있으나 일선 행정기관이나 설계사무소에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가동에도 심각한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케이블TV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상품에 사업자들이나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어떤 부가서비스가 가능합니까.
『우선 홈쇼핑채널이 가동되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므로 백화점등 매장에서 상품을 사는 것보다 최소한 30% 이상 저렴한 가격이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전기, 수도등의 검침도 사람이 일일이 방문하는 방식에서 원격검침으로 변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송망 설비와 컨버터보급에 가입자들의 민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설비와 관련한 앞으로의 대책이 있습니까.
『컨버터는 이미 양산체제에 들어갔습니다. 또 전송망설비와 관련해 초기 부품공급지연과 기술인력의 부족은 점차 정상적인 수준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전송망설비를 서두르기 위해 아파트등 공동주거지역에는 먼저 공동 수신설비를 설치하고 후에 가입여부에 따라 요금을 징수키로 결정했습니다. 주택은행과 외환은행에서도 신청을 받도록 한 것도 널리 알려주십시오』
―은행인으로서 많은 성공담을 남기고 있습니다. 현재 민속씨름위원회 총재직과 겸직하는데 무리는 없습니까.
『은행 재직시절부터 새로운 도전을 좋아했습니다. 아이디어도 많았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차세대통장 아이디어가 그러한 예인데 최근 2조 수신고를 돌파했습니다. 케이블TV는 상임회장입니다만, 민속씨름위원회 총재직은 비상임이며 사회봉사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권 인사들과의 친분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6월 지방선거 출마설도 나돌고 있습니다. 정치할 생각도 있습니까.
『그 사람들과의 친분은 그 사람들 야당할 때 인간적으로 친했던 것 뿐입니다. 실세가 됐다고 인연 끊자고 할 수도 없는 거 아닙니까. 실세들과 친하다고 말들하지만 도움되는 것도 없더라고요. 정치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도전 영역으로 기회가 닿으면 마다할 이유는 없죠. 하지만 지금 일을 집어던지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정리=장인철 기자>정리=장인철>
□김재기 협회장 약력
▲1937년 충북 청원출생
▲1960년 동국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92년 한국주택은행장
▲1993년 한국외환은행장
▲1993년∼현재 한일친선협회 부회장
▲1994년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장, 한국민속씨름위원회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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