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국·강춘운추가 부총리 6명으로/중간간부 대거연경화… 새판짜기 신호 중국의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등소평)의 중병설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기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된다. 오는 18일까지 2주간 계속될 이번 전인대는 3일 개막한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포스트 등」시대를 대비, 장쩌민(강택민)후계체제의 정치기반을 더욱 굳히는 정치행사가 될 전망이다.
헌법과 법률의 제정및 개정, 주석을 비롯한 정부주요인사의 임면권등을 갖고 있는 전인대는 중국의 최고권력기관이다. 그러나 전인대는 공산당 1당독재체제하에서 그동안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고무도장」의 역할을 면치 못했다. 최근들어 권력서열 3위이자 실세중의 실세인 차오스(교석)가 93년 상무위원장(국회의장)에 오르면서 날로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전인대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데는 시장경제추진에 따른 각종 법제정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가 주목을 끄는 것은 등사후를 대비한 인사조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인사는 우방궈(오방국), 장춘윈(강춘운)의 부총리 선출이다. 이로써 부총리는 현재의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며 신임 부총리인 오와 강은 각각 국유기업개혁과 농촌개혁문제를 전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하이(상해) 서기였던 오와 산둥성(산동성) 서기 출신인 강의 국무원 진입은 지방지도자를 중앙정부에 끌어들여 중앙의 지방통제력을 강화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부총리중 유일하게 50대인 오가 수석부총리인 주룽지(주용기)와 마찬가지로 상하이 서기였다는 사실에서 보듯 이 인사는 강후계체제 강화의 의도가 깔려 있다.
부총리 인사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있으되 나가는 사람은 없고, 또 6명으로 늘어난 부총리의 평균연령이 64세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변화보다는 안정을 지향하는 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인대 개막에 앞서 이루어진 지방지도부의 대대적인 교체와 전인대를 계기로 본격화할 중간 간부급의 대대적인 연경화(연경화) 조치는 이번 전인대가 「포스트 등」시대의 새로운 판짜기의 출발점이라는 측면도 내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지난해 전인대 폐막후 이번 전인대 개막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 30개 성·시·자치구중 14곳에서 지도부 교체가 있었다. 최근 지방 전인대에서 성장으로 선출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50대이고 또 이공계 혹은 농업전문의 테크노크라트가 대다수이다. 또한 후난(호남)성, 안후이(안휘)성 등 두 지역에서는 소수민족 출신을 성장으로 선출했다. 심지어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인 79년에서야 뒤늦게 공산당에 입당한 인물까지 성장으로 선출된 곳도 있어 변화의 다채로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각급기관의 중간관리층에는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40대의 인물들이 요직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베이징=유동희 특파원>베이징=유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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