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체포된 리슨 인도국따라 생사갈림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체포된 리슨 인도국따라 생사갈림길

입력
1995.03.04 00:00
0 0

◎사형가능 성항협정 내세워 인도요구/영국 공식대응 자제 조용한 외교노력/독일 사형범 인도금지에 묶여 속앓이 「싱가포르냐, 영국이냐」2일 독일에서 체포된 영베어링은행의 금융중개인 닉 리슨의 신병인도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리슨의 신병이 어느 나라로 인도되느냐에 따라 그의 생사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범법자에 대한 처벌이 가장 엄격한 나라. 만일 리슨이 속지주의에 따라 그가 주재했던 싱가포르 법정에 설 경우, 그는 자신의 범법행위로 미뤄볼 때 최고 사형까지 언도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모국인 영국에서 재판받을 경우, 이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게 대체적 견해다.

 때문에 리슨은 독일당국에 자신을 영국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법의 심판을 받아도 모국에서 받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와 영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일. 싱가포르는 자국 외환시장의 대외 공신력을 실추시킨 리슨을 엄벌하려고 벼르고 있는 반면 영국은 아무리 중죄인이라도 내심 자국에서 사법처리하고 싶은 것이다.

 두 나라중 리슨의 신병인도를 주장할 수 있는 곳은 싱가포르측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1872년 당시 식민지배국 이었던 영국과 체결한 범인인도협정이 아직 유효하다며 리슨의 인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반면 법적권리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영국은 자칫 싱가포르와 외교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공식적인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주재 영국영사를 급파, 리슨과 면담을 시도하는 등 조용한 외교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병인도 향방의 「칼자루」를 쥔 독일도 고민스럽다. 3개월내에 신병인도결정을 내려야 하는 독일은 일단 싱가포르의 입장에 동조하는 편이지만 무턱대고 리슨을 내줄 수만도 없다. 독일정부는 지금까지 사형선고를 받을지 모르는 범법자의 신병은 타국에 인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 이에 따라 리슨이 싱가포르행을 거부할 경우 독일에서는 그의 신병처리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한 법률논쟁이 펼쳐질 전망이다.<이상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