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확보 계속·담판 등 다각대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경선에 나섰던 멕시코의 살리나스후보가 2일 전격 사퇴를 발표함으로써 김철수 국제통상대사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대사의 사무총장진출을 위해 총력지원체제에 들어갔던 정부의 당국자들은 한결같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자신감을 보이면서 막판 전략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유럽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루지에로후보와의 최종경쟁이 여전히 힘겨운 상황이지만 살리나스후보의 사퇴로 우리측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경합양상이 변함에 따라 우리 진영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살리나스후보를 지지했던 국가들을 김대사 지지로 돌려놓는 일이다. 때문에 정부는 살리나스후보를 지지했던 중남미제국은 물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등의 지지향배를 돌려놓기 위해 이미 막후교섭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미국은 살리나스후보의 사퇴에도 불구, 미국의 위치와 비중 때문에 김대사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표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살리나스후보의 사퇴파장으로 제3의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WTO사무국은 3일 후보를 낸 국가를 포함, 10여개국이 참여하는 핵심그룹회의를 갖는데 이어 4일에는 비공식이사회를 열어 사무총장 경합상황을 점검하고 재차 컨센서스(합의)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일련의 회의에서 합의도출에 실패할 경우, 다른 대안이 제시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김대사와 루지에로후보의 동반사퇴와 함께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것이란 설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물론 이러한 사태가 김대사에게는 최악의 경우이기때문에 절대로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살리나스후보가 사퇴한 마당에 앞으로의 지지국수 공표는 김대사에게 불리할 것으로 판단, 이를 저지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3월15일까지로 돼 있는 시한을 넘겨서도 결판이 나지 않을 경우 후보간 막후담판이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2년을 시한으로 루지에로후보가 임시 WTO사무총장을 맡은 뒤 김대사가 이어 4년 정식임기의 사무총장에 취임한다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또 4년의 임기를 김대사와 루지에로후보가 2년씩 맡기로 하는 절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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