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걸맞는 다양한 언어변신/구/문장부호 활용 세밀한 내면묘사/신/리듬·속도 중시 영상소설 꿈꿔/윤 문체주의작가 구효서, 신경숙, 윤대영씨는 자신들의 글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나. 계간 문예중앙 봄호는 90년대 작가들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획시리즈의 첫 회로, 주목받고 있는 세 작가의 문체를 작가 자신의 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문체 구사로 저력을 인정받아 온 구효서씨는 자신의 작품에 네가지 문체가 사용돼 왔다고 설명한다. 첫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와 「라디오 라디오」같은 장편은 전통적 정서 혹은 농경사회적 분위기의 문체로 쓰여졌고 「확성기가 있고 저격병이 있었다」에는 문체가 없다고 할 만큼 문서형식을 차용한 글쓰기를 했다. 또 「영혼에 생선가시가 박혀」등 몇몇 중·단편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우화적이면서 조금은 환상적이고 코믹한, 복합정서를 글로 만들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낯선 여름」등 최근 장·단편에서는 산업사회나 도시적 삶의 일상을 다루기 위한 또 다른 문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두줄 정도만 읽어나가도 누구의 작품인지 알아차릴 정도의 뚜렷한 특징과 일관된 문체를 보여온 신경숙씨는 자신의 글이 『불화에 대한 속수무책의 연민이다. 그래서 글이 지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내면으로 향해 있다보니 자꾸 정전이 오고 또 쉼표나 말줄임표도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윤대녕씨는 이를 두고 인간과 세계의 이면에 감춰진 그리움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는 「기미(낌새)의 문체」라고 이야기한다.
윤씨는 문체에 있어서 속도감과 리듬감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장편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에 나타나는 것처럼 소설의 시각화·영상화에도 힘써 영화보다도 더 영상적인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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