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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의 자업자득/김상철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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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의 자업자득/김상철 경제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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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에 한때 「3산 1평」이란 말이 유행했다. 짧은 기간에 무섭게 성장해온 나산 효산 덕산과 거평 등 신흥재벌을 두고 나온 말이다. 모두 단기간에 급성장한 재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둘이 일을 저질렀다. 효산이 지난해 11월 연쇄부도를 낸데 이어 이번에는 덕산그룹 계열사가 줄줄이 부도를 내 금융계와 지역경제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무서운 아이들 넷의 성장속도는 비슷했지만 성장내용은 크게 달랐던 것같다.      효산과 덕산의 부도는 무리한 사업확장이 빚은 결과라는 점에서 기업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가 되고 있다. 효산이 부도나기 불과 몇개월전에 서울 에머랄드호텔과 리버사이드호텔을 잇따라 인수한 것이나, 덕산이 지난해와 올해초 부실덩어리인 무등건설 충북투자금융을 인수한 것은 이들의 과욕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덕산은 부도나기 불과 5일전 「오늘」이라는 일간신문을 창간하기도 했는데, 회사가 부도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어떻게 태연히 새로운 사업을 벌일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기업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사회에 그만큼의 책임을 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종업원은 물론이고, 그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또는 거래처등 무수한 사람들의 이해가 걸려있다. 기업주나 경영인의 건전한 사고방식과 경영철학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도를 내고도 『참 괜찮은 기업이었는데…』라는 소리를 들으며 동정을 받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무리하게 일을 벌이더니 그럴 줄 알았어』하고 야유를 듣는 기업이 있다. 효산이나 덕산이 후자의 예에 들 것이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덕산의 부도에서 「과욕은 반드시 화를 부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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