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선 성공사례 발표/안보리진출월드컵유치세일즈외교 병행 「덕수궁」이란 암호명이 붙은 김영삼대통령의 14일에 걸친 유럽순방은 이제까지 네차례의 해외순방보다 가장 기간이 길지만 6개국 7개 도시를 방문하게 돼 있어 일정은 오히려 더욱 빡빡하다. 김대통령은 이 기간에 유엔사회개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외에도 5차례의 정상회담을 비롯, 무려 60여개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때문에 청와대와 외무부측은 짧은 기간에 6개국을 순방한다는 점을 감안, 가급적 불필요한 일정은 최대한 줄인다는 원칙하에 순방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방문국 정상과의 회담 오찬 만찬 그리고 환영행사등 의례적인 일정이 많은데다 경제인 및 월드컵유치관계인사 면담등 빼놓을수 없는 행사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순방에서 우리측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 준비해온 행사가 11일부터 이틀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이다. 김대통령은 1백30여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 16번째 연설자로 나서 7분여에 걸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정치·사회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의 성공사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밖에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를 전후해 스리랑카등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의 정상과 두차례에 걸친 개별 연쇄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또 정상회의가 끝난뒤에는 회의에 참석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의 정상들을 초청해 만찬을 베풀 예정인데 이는 우리의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진출등 외교 다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만찬 초청대상은 상대방 정상들의 일정등으로 인해 회의막판까지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나 20명은 넘을 것이라는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세일즈 외교」의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제2차 APEC 정상회의 참석및 아·태 3국 순방때와 마찬가지로 각국별로 10∼30여명씩 모두 63명의 경제인을 대동한다. 우리의 수출시장이 한계점에 와있는 시점에 세계제일의 경제공동체인 유럽연합(EU)에의 진출이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김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경제인과의 행사를 계획해놓고 있다. 또 이번 순방하는 6개국중에는 월드컵유치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가진 나라가 4개국이 들어있어 김대통령은 여기에도 시간을 쪼갤 예정이다. 당초 청와대측은 지난 88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체육인사들을 모아 식사를 하는 행사를 마련해놓고 자연스럽게 월드컵관계자들을 불러 「한국붐」을 조성하려 했으나 일정관계로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김대통령은 방문국마다 20∼30분이라도 시간을 내 월드컵관계자와의 다과시간을 갖고 우리의 유치활동을 지원키로 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탈냉전시대 포괄적 세계질서수립 목표
11일부터 이틀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WSSD)」는 유엔이 창설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유엔의 탄생을 모색한다는 원대한 계획에서 비롯됐다. 유엔이 주관했던 이전의 세계회의들이 아동 및 여성, 환경, 인권, 인구등 특정주제에 초점을 맞추었던데 비해 이번 정상회의는 냉전종식 이후의 포괄적인 세계질서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전지구적 차원의 새로운 협력틀을 모색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1백30여개국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상선언」과 「실천계획」을 채택한다는 사실은 유엔역사의 일대전기로 평가될 만하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구적 과제인 ▲빈곤퇴치 ▲생산적 고용확대 ▲사회통합증진등을 핵심의제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세계인구의 5명중 1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고 매년 1천3백만∼1천8백만명의 생명이 빈곤으로 죽어가는 지구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또 전세계 임금노동자의 20%에게 세계 전체소득의 2%만이 돌아가는 불균형을 비롯, 개별국가에서 증폭되고 있는 사회계층간 괴리현상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인간적인 삶의 질을 확보한다는 실천적인 목표는 당초 지난 91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사회위원회의 소마비아의장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이후 유엔안보리상임이사국 정상 및 비동맹국 정상들이 사회개발정상회의의 개최를 지지했고 92년 제46차 유엔총회에서 개최가 결정된 이래 3년여만에 첫회의가 열리는 것이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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