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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생존권” 절박한 호소/사북·고한 주민 궐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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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생존권” 절박한 호소/사북·고한 주민 궐기대회

입력
1995.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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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감산정책… 감원 회오리에 인구 격감/정부 활성화약속 공염불 “회복불능 상태” 『미래의 땅이 이제는 버려진 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과 28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에서 벌어진 고한·사북 탄광촌주민들의 생존권 확보 궐기대회는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탄광촌 주민들의 절박한 삶과 정서를 대변한다.

 사북과 고한지역은 국내 민영탄광중 가장 큰 동원탄좌와 삼척탄좌가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탄광촌. 석탄산업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80년대 중반에는 인구가 6만4천명을 넘어서 시 승격을 추진할 정도로 번성했다. 한 때는 『철원·고성·화천군수보다 사북읍장이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가 좋았다.

 그러나 주유종탄으로의 연료정책 변화에 따른 89년의 석탄산업합리화조치 이후 폐광이 잇따르면서 이 지역 경기는 끝없이 곤두박질쳤다. 88년 27개에 달했던 고한·사북지역 탄광중 25개가 문을 닫았고 이에 따라 실직자가 늘어나고 이주민이 급증, 인구가 3분의 1 수준인 2만2천여명으로 감소했다. 탄광종사원도 1만2천명에서 4천명으로 줄어들었다.

 석탄생산량 감소에 따른 집단감원과 해고, 인구감소는 이 지역 경기를 돌이킬 수 없는 회생불능의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상가의 3분의 1이 문을 닫았고 주민들이 떠나면서 버려진 빈집이 속출했다. 일부 주민들은 부동산 값이 떨어져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는 처지가 돼버렸다. 이틀간 주민들의 가두행진으로 떠들썩했던 사북읍 중심도로는 평상시에는 인적이 뜸해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울 정도다.

 주민들이 들고 나선 것은 이대로 두면 이 지역의 존립기반이 완전히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이다. 주민들 사이엔 『3∼4년 후면 동원탄좌와 삼척탄좌마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에는 지역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남들이 그토록 반대하는 핵 폐기물처리장까지 유치하려 했을 정도였다.

 정부는 석탄감산정책을 추진하면서 톤당 2만3천여원의 감산지원금을 지급하고 농공단지 광공단지를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감산지원금은 광산업체에게만 돌아갔고 농공단지 입주업체마다 부도를 내고 나갔다. 광산업 이외에는 다른 산업이 불가능한 지역여건 때문이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폐광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주민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5∼10년 동안만 동원탄좌와 삼척탄좌의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 기간동안 주민 스스로 생존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지역출신인 강원도 의회 성희직(38)의원은 『주민들은 대한중석이 폐광되면서 2만3천∼2만4천명선을 유지하던 영월군 상동읍의 인구가 현재 3천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현실로 느끼고 있다』며 『앉아서만 당할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정서』라고 말했다.<사북=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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