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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밤과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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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밤과 아동학대

입력
1995.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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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기업의 뉴욕 지사에 근무하는 선배 한 사람이 얼마전 「황당한」일을 당했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근교로 나가던 이 선배는 옆으로 지나가던 멀쩡하게 생긴 백인 신사가 갑자기 들이받을듯이 차를 붙여오는 바람에 혼비백산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괴 신사는 나란히 차를 몰면서 연방 뭐라고 떠들며 손가락질을 해댔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려던 선배는 괴 신사가 고속도로 한켠에 차를 세운 채 수첩을 꺼내 뭔가를 끄적거리자 그제서야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차를 세운 뒤 신사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대뜸『왜 아이를 학대하느냐』는 일갈이 날아왔다.

 어린이용 안전시트를 제 손으로 끄르고 차 뒷좌석을 헤집고 다니는 네살배기 늦둥이 아들을 타이르다 못해 몇대 쥐어박은 것을 「목격」한 모양이었다. 선배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차이까지 거론해 가며 「폭력 행사」에 대한 구구한 변명을 해야했다. 진심이 통했는지 어쨌는지, 아동보호기관에 근무한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신사는 일장 훈시를 한 뒤 선배를 「방면」해줬다.

 미국생활이 반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 그는 나중에야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저질렀는지 알게 됐다. 주위사람들에게 『별스런 일도 다 있더라』며 경험담을 이야기하다 슈퍼마켓에서 아들에게 손찌검을 한 부모가 고발당해 자식까지 뺏긴 일이 바로 얼마전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모골이 송연해졌다.

 아동학대에 대한 미국인들의 혐오는 유별나다. 프랑스에서는 남들이 보건말건 소리가 날 정도로 아이의 뺨을 때려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한다. 미국식이 옳으냐 프랑스식이 옳으냐를 단정적으로 말한 순 없겠지만, 자식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도무지 종잡지 못하는 우리네 부모들이 꼭 한가지 알아야 할 게 있다. 미국사람들이라 해서 아이들을 제멋대로 놓아 기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국사람들은 체벌을 가하지 않는 대신 체벌이상의 엄격한 원칙아래 아이를 기른다.<뉴욕=홍희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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