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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고발프로그램/진실 캐기보다 선정성 앞세워서야…(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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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고발프로그램/진실 캐기보다 선정성 앞세워서야…(TV평)

입력
1995.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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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이 프로들의 의도는 주변의 비리를 심층적으로 캐내고 밝혀 밝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것이고, 실제로 시청자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인기경쟁 때문에 무리한 설정과 강요된 논리가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프로그램에 대해 분개케 하고 있다. 특히 특정인의 인권유린, 과도한 선정성등이 자주 눈에 띈다.

 MBC의 시사·고발물인 「PD수첩」(화요일 하오10시55분)과 「시사매거진 2580」(일요일 하오9시40분)은 같은 방송사의 프로인데도 제작방법이 달라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21일 「PD수첩」은 경찰의 비리를 다뤘다. 경찰이 유흥업소의 심야·미성년자 고용을 눈감아 주며 업소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제작진은 성상납의 당사자로 의심을 받고 있는 16세 소녀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했어, 안했어?』라고 강압적 질문을 했다. 그리고는 사실을 미처 모르던 소녀의 부모를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

 물론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화면처리를 했고 목소리도 변조를 시켰지만 이미 이들의 인권은 짓밟혀진 후였다. 이 프로그램은 또 『어린 소녀가 없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업소주인의 푸념을 그대로 내보내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26일 「시사매거진 2580」은 제역할을 못하는 독립기념관, 자은남국교의 폐교, 시화지구의 상·하수도 문제점등을 다루었다. 특히 자은남국교의 폐교를 취재하면서 우루과이라운드로 피폐해져가는 농어촌의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줬다.

 시화지구의 상·하수도 시설을 놓고 행정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내용도 양측의 이유를 같은 비중으로 취급해 중립성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생명은 정확과 진실이며 가장 멀리해야 할 부분은 선정성일 것이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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