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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고려대 어제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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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고려대 어제 졸업식

입력
1995.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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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는 25일 하오 교내 대운동장에서 졸업생 교직원 재학생 학부모등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5학년도 학위수여식을 갖고 학사 3천6백46명, 석사 1천8백20명, 박사 4백10명등 5천8백76명의 졸업생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학위수여식에서 전체수석은 4.3점 만점에 평점 평균 4.24점을 받은 자연대 화학과 이영민(22)군이 차지했다.

 고려대도 이날 상오 본관 잔디밭에서 2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위수여식을 갖고 학사 3천7백35명, 석사 7백63명, 박사 1백56명등 5천1백79명을 배출했다. 전체수석은 4.5점 만점에 4·29점을 받은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조은하(21)양이 차지했다.

◎서울대 총장 졸업식사/윤리·창조성 더불어 겸양 갖춰야

 각고의 정진 끝에 영예로운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 여러분, 졸업은 하나의 종결이자 또 다른 시작입니다. 오늘은 제도화한 교육과정을 마치고 실제의 세계로 나아가는, 인생에서 가장 크고 굵은 획을 긋는 중요한 날입니다.

 지금까지가 예비기간이었다면 이제는 그동안 준비해 온 알찬 꿈을 펼치고 인생의 목표를 실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가슴 벅찬 새 인생도정의 출발점에 선 여러분께 저는 몇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지식인의 윤리를 가슴 깊이 새기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더라도 개인보다는 사회와 이웃의 복리를 앞세우고 공동의 선을 위해 진력하며, 소외되고 가난한 계층을 위해 희생해야 합니다.

 또 창조적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남을 따라잡기 위해 모방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남을 앞지르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탐구하는 태도를 견지하길 당부합니다. 오늘로서 제도교육이 끝났지만 여러분은 가장 종합적이며 심오한 연구대상인 「인생」과 맞부딪치게 됩니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언제나 배우고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세계화라는 도전 속에서 국가발전을 이룩해야 하는 중차대한 책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이 책무를 감당키 위해서 여러분들은 지식인의 윤리, 창조적 사고, 탐구하는 태도 뿐 아니라 겸양의 미덕을 갖추어야 함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저 역시 며칠 후면 정년퇴임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게 됩니다. 이 뜻깊은 자리에서 다시 한번 여러분의 학위취득을 축하하며 앞날에 찬란한 영광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려대 총장 졸업식사/도덕적 문화적 통일역량 축적을

 우리 고려대학교의 자랑이며 민족의 희망인 졸업생 여러분. 이제 우리는 민족통일이 지상과제로 주어진 분단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개인과 집단의 성취가 무엇이든 간에 후일의 민족사는 궁극적으로 그것을 민족통일에의 기여라는 관점에서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국제적 상황에 대응하여 세계화라는 과제가 전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만, 진정한 세계화는 민족통일을 거쳐서만 완성되는 것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분단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감싸안을 수 있는 문화적 도덕적 통일역량의 축적임을 본인은 오늘의 절실한 명제로서 강조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사회상황을 보면 인간가치와 공동체적 이상에 관한 믿음이 실종될 때 미래를 향한 전진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현상의 유지조차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한국사회 전체의 도덕적 재충전이며, 이를 위한 새로운 각성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바로 이와같은 자각의 원천으로서 선구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바른 교육, 큰사람 만들기」 교육선언으로 표명하고, 그 실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가치있는 삶은 혼자 거두는 이익보다 「나」와 「너」를 하나로 결합하여 「우리 모두」의 위대한 전진으로 드높이는 데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 사회가 젊은 지성에게 기대하는 정신이 바로 이것이며, 민족통일의 대과업에 부응하기 위한 도덕적 역량의 핵심 또한 여기 있습니다.

 고려대학교가 배출하는 지성의 진취적 역량은 바로 이와같은 시대적 명제 앞에서 참다운 가치를 입증하리라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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