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개최… 관광객 38만명 몰려/“우민화”혹평속 일체감 갖는 계기도/89세 할머니소프라노도 참가위해 귀국 화제 70년대 브라질의 세계적 소프라노 가수로 줄곧 해외생활을 해 오던 비두 사영은 89세의 노구를 이끌고 최근 고국에 돌아왔다. 귀국 이유는 단 하나. 25일부터 시작된 리우 삼바축제에 베이자 플로르팀 수석 무용수로 참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백발의 할머니는 『내가슴이 세차게 고동치고 있다. 이제 나는 10대 소녀다』라고 귀국일성을 터뜨렸다.
이렇게 80대 노인까지 흥분케 하는 삼바축제가 지금 브라질전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남녀노소, 빈부상하 가릴 것 없이 온 국민이 삼바리듬에 취해 열기와 환희의 무아지경에 빠져 있다. 격렬하고 경쾌한 리듬과 율동, 현란한 의상, 화려한 행렬…. 특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는 반라에 가까운 무희들의 도발적인 자태와 화려함의 극치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얼을 빼놓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인플레가 사상최저를 기록하는등 국가경제가 좋은 성적을 올려 그 어느해 보다도 풍요로운 축제가 되고 있다. 브라질 관광협회에 의하면 이번 축제기간에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20%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을 내·외국인 관광객은 38만명으로 이들이 축제기간에 숙식비로 뿌릴 돈만 해도 8백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에서도 이 축제를 보기 위해 5백명이나 이곳을 찾았다. 또한 남부 플로리아노풀리스시에서는 동성연애자 삼바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됐다.
삼바축제는 부활절 40일전부터 4박5일간 전국각지에서 동시에 열린다. 삼바는 원래 기독교행사에 샤머니즘적 요소가 가미된 축제라든가 노예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기 위해 농장주들이 마련한 잔치라는등 그 기원을 놓고 논의가 분분하다. 그러나 브라질인들은 이런 기원같은 것은 전혀 따지지 않는다.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길 뿐이다.
리우에서 열리는 축제는 원래 단순한 퍼레이드에 불과했으나 삼바경연대회가 가미되면서 오늘날의 대규모 행사로 성장했다. 올해 리우의 삼바경연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총7만개의 삼바드롬 관람석 티켓을 놓고 51만명의 예약자가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 1부 리그 경연대회의 경우 10개팀이 참가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여인들은 대부분 월평균 소득이 80달러에 불과한 하류계층인데 그럼에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년전부터 수백달러의 의상비등 자비를 들여 삼바학교를 다닌다. 상금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소속된 삼바팀이 몇년도에 우승했다』는 자랑거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다.
삼바축제는 기득계층이 펴는 우민화 정책중 하나라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삼바축제는 잡다한 인종이 모여 살면서도 국민적 일체감을 갖게 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상파울루=김인규 특파원>상파울루=김인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