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보증금 총액 2백87억【인천=이태희·황양준 기자】 인천지법 집달관 횡령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24일 전집달관 합동사무소장 최영범(58)씨와 경매6계장 장훈(39·7급)씨 등 현직 경매계장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횡령)및 직무유기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경매7계장 조남관(37·7급)씨의 구속영장은 조씨의 근무기간이 짧고 횡령액수가 적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됐다.
검찰은 또 91년 6월 집달관 정모씨에 배당될 경매수수료 5백만원을 가로챈 전인천지법 경매5계장 이순배(41·현재 서울고법 근무)씨를 수배했다.
검찰에 의하면 최씨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19일까지 사무원 김기헌(49·구속)씨가 횡령한 입찰보증금을 메우기 위해 김씨와 함께 12차례 다른 경매사건 입찰자가 낸 보증금 11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최씨는 또 입찰자에게서 받은 보증금을 3일이내에 지출계에 납부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배당기일까지 약 40일간 보증금을 납입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 등 경매계장 3명도 김씨의 횡령액을 메우기 위해 다른 경매사건 입찰보증금을 16억∼1억원 유용했다.
검찰은 또 지금까지 김씨가 90년이후 유용한 입찰보증금 총액수는 2백87억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속된 김기헌씨의 보증금 횡령사실이 고발 50여일전 당시 법원장에 보고됐고 사고수습을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다는 집달관의 주장이 제기돼 검찰이 확인작업에 나섰다.
일부 집달관들에 의하면 지난해 12월말 집달관끼리 대책회의를 가진 뒤 김씨의 횡령사실을 법원장에게 보고했으며, 이후 1월초 법원장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석태 전인천지법원장(현 부산지법원장)은 24일 본사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입찰보증금 횡령사건과 관련, 지난해 11월과 12월 두차례 본인 주재하에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 원장은 『지난 10일 퇴근무렵 전·현직 집달관소장과 사무국장 민사신청과장 등 4명에게서 보고를 받고 횡령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14일 대법원에 보고하고 16일에야 형사고발한 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만큼 진상파악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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