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도 의견갈려 표결로 결정/가족들 “정의는 살아있다” 울먹 강주영(8)양 유괴살해사건을 심리한 부산지법 형사3부(재판장 박태범·박태범부장판사)는 24일 피고인 4명중 1명은 유죄, 나머지는 무죄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재판부도 의견이 갈려 표결 끝에 2대1로 3명의 무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 사건은 항소심과 대법원에서도 치열한 유·무죄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장 박부장 판사는 이날 선고에 앞서 『재판관 3명이 모두 합의해 무죄선고를 한 것은 아니고 주심 황규훈 판사는 알리바이 통화기록과 사진 등의 상당부분이 조작됐다고 생각하며 모두 유죄라는 의견을 일관되게 밝혀 격의 없는 토론끝에 표결을 해 2대1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부장 판사는 『황판사는 검찰의 변론재개신청도 받아들일 것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이모(19)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자 이피고인은 고개를 숙인채 한동안 울먹인 반면, 무죄가 선고된 원종성(23)피고인등 은 서로 마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수갑찬 손을 흔들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교도관들은 선고가 나자 즉시 피고인들을 구치소로 이송, 무죄선고에 크게 흥분한 원피고인 가족들과의 상봉을 차단했다.
○…선고가 끝나자 원피고인의 아버지는 『사필귀정』이라며 『선조 원균의 역사적 누명을 밝히는 심정으로 아들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다른 피고인 가족들도 『정의는 살아있다. 진실은 살아 있다』『뚜렷한 증거도 없이 정황만으로 생사람을 잡을 뻔했다』며 격앙된 감정을 나타냈다.
○…이날 법정에는 13차례 공판을 빠짐없이 방청한 부산북부서 수사간부들이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선고결과를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공판전에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를 지켜보자』던 부산지검 간부들도 검사장실과 2차장실 등에 모여 즉시 항소 등 향후대책을 숙의했으나 우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부산=김창배·목상균 기자>
◎사건일지
▲94년10월10일:강양 하교후 귀가길에 유괴당함.
▲10월21일:부산지검 용의자로 강양 이종사촌언니 이모(19)양등 4명 기소.
▲11월23일:재판부 원피고인 등의 고문주장에 따라 공개 신체검증.
▲11월28일:2차공판, 이후 매주 월요일 마다 특별기일을 정해 공판 계속.
▲12월27일:부산지방변호사회 부산북부서 경찰관 14명 대검에 고발.
▲95년1월4일:대검, 부산지검 특수부에 이 사건 배당.
▲1월12일:살해장소에 대한 변호인측 의문제기로 재판부 재 현장검증 실시.
▲1월23일:10차 공판 사실심리 종결, 결심공판.
▲2월6일:서울대 법의학교실의 유전자감식결과 통보에 따라 검찰 변론재개 신청, 재판부 선고연기.
▲2월20일:유전자감식결과에 대해 이정빈, 황적준 교수 증인으로 나와 법정공방.
▲2월23일:검찰 남피고인의 남자친구 증언번복 등 이유로 변론재개 신청, 재판부 기각.
▲2월24일:선고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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