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녹색지도」는 충격적이다. 전국대기오염 실태지도는 환경의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냈고, 다시 6대도시 오염지도는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임을 알려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한국일보사와 환경연합운동이 작성한 그린지도는 환경운동의 이정표를 마련한 셈이다. ◆6대도시의 평균오염도는 다른나라 대도시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그렇다면 오염의 주범은 무엇인가. 바로 거리에 넘치는 자동차 홍수 탓이다. 차량의 정체가 교통체증만 유발하는 줄 알았더니 환경까지 망가뜨리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오염도가 가장 심한 지역이 중구 일대임을 주목할만 하다. 도로폭이 좁고 상가가 밀집해 있는 탓이다.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서울의 토양은 산성화가 심한 지경이다. 종묘와 창덕궁 후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 원인도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산성비가 주범이라니 다시금 놀랍다. 환경오염의 원인이 어찌 자동차에 쏠리랴만은 아무래도 환경과 교통대책은 병행돼야 할것 같다. 여기에 하나 보태질게 있다. 바로 거리의 문화재 보호다. ◆종묘와 창덕궁 뒤뜰의 산성화가 우려된다면 대기에 노출된 건축물과 시설은 과연 안전할까. 고도임을 자랑하는 서울은 노천박물관과 같다. 국보1호인 남대문을 비롯, 옛 궁궐이 4대문안에 널려 있다. 역사의 풍상을 이겨낸 노천문화재가 과연 오염을 견뎌내고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문화재 보호와 복원도 이젠 오염과의 관계와 싸움을 머리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교통고는 시민을 괴롭히고 이제 문화재까지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 오른다. 「녹색지도」의 경고를 한 귀로 흘린다면 서울은 회색의 도시를 면할 수 없다. 녹색지도는 서울의 대기를 살리라는 호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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