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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재로 드라마에 새장/폭력미화·영웅주의 큰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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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재로 드라마에 새장/폭력미화·영웅주의 큰흠

입력
199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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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 「모래시계」 사회적영향 토론회/정치 구조적 모순 영상미로 그려내/역사 흥미로 전락 가치관 전도 우려 지난 16일 끝난 SBS TV 드라마 「모래시계」는 드라마뿐 아니라 사회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는 23일 하오2시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방송학자와 TV3사 제작국장, 모니터단체 대표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이를 분석하는 「모래시계의 사회적 영향에 관한 토론회」(사회 김학천·연예오락심의위원장)를 가졌다. 방송위원회가 특정 프로그램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작가인 송지나씨와 연출가 김종학씨도 참가한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모래시계」가 TV드라마의 차원을 한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하면서도 폭력미화가 사회에 미친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지적했다.

 김성희(방송평론가·한양여전 문예창작과)교수는 「모래시계」의 드라마적 성취와 사회적 영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이 드라마의 인기와 성공요인으로 ▲소재 확대 ▲탁월한 영상미학과 예술성 ▲리얼리즘 정신의 구현을 꼽았다.

 시대나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관심, 그리고 인간탐구 의식이 결여된 다른 드라마와 달리 「모래시계」는 아직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80년대 정치상황이 배경이었기 때문에 성공은 예정됐었다는 것. 여기에 영상매체로서 매력과 예술성을 살려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분석했다.

 영화같은 영상과 음악에 박진감 넘치는 연기를 결합시킨 연출력, 호소력 강한 사랑과 우정, 탄탄한 대본도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절제된 언어와 탁월한 영상미로 표현된 사건들과 시대와 이념을 반영한 주인공들의 전형성이 리얼리즘을 살렸고 역사의 접근에 있어 균형감각과 냉정함이 시청자들에게 「생각해 보는 드라마」로 남게 했다는 분석이다.

 토론자로 참가한 윤청광 연예·오락심의위원, 정진수 교수(성균관대), 유수열(MBC) 임강호(KBS)제작국장도 이 드라마의 장점으로 『좋은 소재, 버릴것 없는 영상연출』을 꼽았다. 그리고 「모래시계」가 드라마에 전작제를 도입, 소재와 새로운 표현방법의 모색이란 교훈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부정적 평가도 많았다. 가장 큰 것은 폭력 남발과 폭력배의 미화 (도종수 한국청소년개발원 정책실장, 김성희 교수 등). 김교수는 중반이후 주인공들이 역사적 연결고리를 잃은 채 멜로드라마적 구성과 폭력, 시드니 셀던류의 상업소설과 홍콩느와르의 결합으로 흐르면서 이같은 역기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강우석의 정의구현 방법보다 빠르고 직접적인 공권력에 대항하는 태수가 시청자들의 잠재욕구를 충족시키면서 폭력을 긍정적으로 비치게 했고, 조직폭력배의 미화는 청소년들에게 그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꼽게 하는 호도된 가치관을 낳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연숙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폭력묘사의 직접성과 도박, 카지노 묘사등으로 호기심을 부추긴 점도 있다』고 지적했고 이민웅 교수(한양대)는 『영화가 아닌 생활 속에 혼재하는 TV드라마인 만큼 폭력미화가 사회에 주는 영향력은 크다』고 말했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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