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등 창작공모희곡 3편 공연예정/고전 레퍼토리 치중 과감한 탈피/신예작가·연출가 새바람 의욕 국립극단이 젊어지고 있다. 참신한 신예 작가와 연출가가 호흡을 맞춰 국립극단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국립극단, 오늘의 연극 시리즈Ⅰ」은 국립극단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이다. 이 기획무대에는 91∼93년 창작희곡공모에 당선된 신인작가 정우숙(31), 최현묵(36), 오은희(31)의 「푸른 무덤의 숨결」, 「불」, 「귀로」가 정기공연으로 예정돼 있다. 특히 연출자도 국립극단 무대의 연출 경험이 없는 박상현(33) 박은희(41) 김태수(44)에게 맡겨져 주목된다.
그동안 고전 레퍼토리에 치우쳐온 국립극단이 연극계의 창작 열기를 북돋우기 위해 제정한 희곡공모의 결실을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도 이 기획무대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성덕 단장은 『세 작품 모두 가작당선에 머물러 정기공연 무대에 올리기에는 주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으나 희곡은 무대화가 생명이라는 생각으로 공연을 밀고 나갔다. 연출가의 해석과 형상화 과정에서 수정을 거듭하며 더 나은 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무대의 첫 순서(3월17∼23일)로 무대에 오르는 「푸른 무덤의 숨결」은 여성이 육체적으로 겪게 되는 임신 출산등 이색적 소재를 다룬 페미니즘연극. 난산의 기억을 고문을 당했던 시인 남편의 경험에 대비시키면서 절대적인 고통을 부각시킨다. 이미지 심화과정을 따라 극을 풀어내는 과제가 「카페 공화국」 (연우무대)의 연출자 박상현에게 주어졌다.
「불」 은 당파싸움의 소용돌이 속에서 몰락하는 한 양반가를 배경으로 허망한 욕망과 꼬인 인연의 사슬을 그린다. 『연극인생의 의의가 창작극작업에 있다』 고 말하는 박은희가 연출을 맡아 씻김굿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과 무용단의 이지영이 출연하며 3월29일∼4월4일 공연된다.
4월8∼14일에 공연될 「귀로」의 오은희는 「동숭동연가」 「번데기」 등으로 비교적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누구를 위한 개혁이 진정한 의미가 있으며 인간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 「금관의 예수」 「어머니/산사람들」 등을 연출한 김태수가 연출을 맡았다.
권성덕 단장은 『이번 기획은 발돋움하는 연출가와 작가에게 도약의 기회를 주는 한편 국립극단에도 새 활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년에는 더욱 의욕적인 작업을 위해 먼저 연출가들을 선정, 작품을 선택하는 형식으로 이같은 기획무대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김희원 기자>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